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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 "필요하면 경기부양책 써야"
[연합뉴스 2008-1-31]
"세계경제 둔화로 한국도 상당히 안좋을 것"

   

장하준(45)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미국 등 세계 경제성장의 둔화로 한국 경제도 상당히 안좋을 수밖에 없다며 단기 대책으로 필요하다면 경기부양책도 써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의 새 정부가 집권한 이후 성장률을 얼마 달성하겠다는 수치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며 장기적인 성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신자유주의와 보호주의에 관한 강연을 하기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 전망과 관련, "미국 경제가 워낙 안 좋으니까 미국에 수출해 먹고 사는 아시아 국가인 한국도 타격을 받을 것이고 중국이 타격을 받으면 우리나라가 여기에서도 타격을 받게 돼 상당히 안 좋을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그는 세계 경제 둔화에 따른 악영향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태풍이 부는데 대피처를 지으면 시간만 걸리고 그 사이 피해 볼 것은 다 보기 때문에 이미 늦었다"면서 "단기적으로 경기부양책도 필요하면 써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경기부양을 하지 않는 게 좋은 것이라고 현 정부가 너무 강조하다 보니까 이것이 상식처럼 돼있는데 미국도 하고 스웨덴도 하고 다 하지 않느냐"며 "경기는 필요할 때는 부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대운하 공약과 관련 "원론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제대로 토론을 좀 해야된다"면서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뒤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도 댐을 짓고 해서 경기를 부양한 예가 있어 그런 점에서 (대운하를) 반대하지는 않는데 문제는 자연을 크게 바꾸는데 따른 환경 문제도 있고 하니 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던 장 교수는 "나중에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이 3만~4만달러가 되면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뒤 "설사 찬성하는 입장에서도 1년은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미국 대선에서 누가 이기는지를 본 뒤 그쪽에서 무엇을 요구하는지 보고, 따낼 것이 있으면 따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도 국민소득이나 생산성이 미국의 30~40% 정도인데 개방을 완전히 해서는 이익이 될 것이 없다"며 "한국이 60년대부터 자유무역 정책을 받아들였다면 지금의 삼성이나 현대차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 아직 신자유주의에 따른 완전 개방을 받아들이기에는 이르다는 점을 설명했다.

  

세계경제 전망과 관련, 장 교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부실 규모가 파악이 안돼 경제 전망을 하기가 힘들다면서 "규모를 어느 정도 알면 대강 어떻게 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데 지금은 완전히 지뢰밭"이라고 평가한 뒤 "문제가 언제 끝날지 모르니까 그것이 더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금융시장이 너무 불안해지면 단기 투기성 자본을 규제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27세때인 1990년 한국인 최초로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된 장 교수는 '사다리 걷어차기', '나쁜 사마리아인' 등의 저서를 통해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을 강조하는 선진국의 신자유주의 논리를 비판하고 후진국이나 개도국의 경우 기업 등의 생산능력 축적을 위한 보호주의 정책이 필요함을 역설해왔다.

  

강연차 미국을 방문한 장 교수는 이날 코리아 소사이어티에 이어 유엔과 컬럼비아대에서 강연하고 31일에는 워싱턴을 방문해 세계은행과 존스 홉킨스대 등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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