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국내 최대 법률사무소인 김앤장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김앤장은 국내 최대.최고의 법률가들이 포진해 있고 국세청 출신의 세무 전문가까지 상당수 있는 법률 사무소이자 납세자의 날에 여러 차례 상을 받은 성실납세자로 알려져 있어 국세청의 이번 세무조사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납세자의 날에 상을 받은 개인이나 업체는 2년 동안 세무조사를 유예를 받을 수 있고 김앤장은 이를 통해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지 않았다.
◇ 심층조사..가벼운 사안 아닌 듯
국세청은 3일 이번 조사와 관련해 "국세기본법 등에 따라 개별 납세자에 대한 조사 여부는 물론 조사 내용 등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앤장에 대한 세무조사를 하고 있는 지는 물론 세무조사를 하고 있더라도 어떤 부문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지를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조계 등에 따르면 국세청의 이번 세무조사는 심층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 세무조사로도 불리는 심층조사는 탈루세액이 크거나 금융추적조사 등이 필요한 경우 실시돼 김앤장에 대한 이번 조사가 가벼운 사안은 아닌 것으로 관측된다.
법무법인이나 법률사무소 등은 사건이나 소송을 맡을 경우 수임료를 받고 승소할 경우 약정된 수임료 외에 별도의 성공보수를 받는 게 관행이다.
수임료는 소득신고를 통해 어느 정도 드러나지만 성공보수는 잘 드러나지 않아 변호사들의 경우 이 부분에 대한 탈세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인수.합병(M&A) 사건을 수행하면서 대형 법률사무소로 성장한 김앤장은 삼성, 현대차, SK 등 대기업이나 론스타, 골드만삭스, 소버린 등 외국계 자본이 관련된 사건을 많이 맡았다. 대기업이나 외국계 자본의 경우 성공보수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론스타.삼성과 관련 있나
이에 따라 국세청의 이번 세무조사가 론스타나 삼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법원은 지난 1일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가 외환카드를 인수.합병할 당시 인위적으로 주가를 조작했다는 판단을 내렸고 김앤장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법률 자문을 맡았다.
또 국세청은 현재 론스타의 극동건설 매각 등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론스타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김앤장과 관련된 부분이 포착됐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법조계에서는 현재 특검의 수사를 받고 있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김앤장의 수임료 등이 실제보다 적게 신고됐다는 제보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세청이 조사에 착수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가 론스타나 삼성과 관련이 있는 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국세청 관계자는 개별 개인이나 납세자에 대한 조사 여부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세무조사는 신빙성 있는 제보나 모니터링(감시) 등을 통해 탈루 혐의가 있을 때 실시하는 것으로 사전에 특정한 목적이나 의도를 갖고 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 고소득 전문직 긴장
김앤장에 대한 세무조사 사실이 알려지자 변호사, 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들은 긴장하고 있다.
국세청이 평상시에도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지만 국내 최고이자 최대의 법률사무소인 김앤장에 대한 조사가 의미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변호사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조사 배경 등을 알 수 없지만 이번 조사가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강도높은 세무조사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