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불거진 탈세 스캔들의 진원지 리히텐슈타인이 금융감독 규정을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돈세탁에 취약한 국가라고 지적했다.
IMF는 5일 보고서에서 국제적 스캔들의 중심에 서 있는 리히텐슈타인은 "법률 구조가 유연하고 비밀이 철저히 보호되며 과세도 납세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된다"면서 이 나라 금융 서비스의 90% 가량이 비거주자에게 제공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IMF는 "원래부터 리히텐슈타인 금융산업은 특정한 돈세탁 위험을 야기해 왔다"면서 불분명하고 복잡한 금융산업 구조로 인해 리히텐슈타인에서는 자산보유자가 누군지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MF는 이 때문에 리히텐슈타인 금융업계가 "자산의 장부상 소유자와 실질 소유자가 겹치는 특성을 지닌 돈세탁에 취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돈세탁과 테러관련 자금지원 행위를 감독하는 유럽의회 머니발(MONEYVAL) 위원회도 이날 보고서에서 "금융기관들이 리히텐슈타인의 위험기반 시스템을 적용할 때 이 나라의 금융사 고객정보 관리규정은 지나칠 정도로 신중함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 위원회는 또 리히텐슈타인이 돈세탁 관련 수사를 다른 국가에 넘기는 것은 사법부의 경험 부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검찰이 리히텐슈타인 은행들과 거래한 자국민 600명의 탈세혐의를 포착, 수사 중인 가운데 미국과 영국, 호주, 이탈리아, 프랑스, 스웨덴, 뉴질랜드, 그리스, 스페인 등도 리히텐슈타인 소재 은행을 통해 돈을 숨긴 자국민에 대한 추적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오트마르 하슬러 리히텐슈타인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IMF 보고서는 리히텐슈타인의 개혁 노력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면서 "리히텐슈타인은 시종일관 올바른 자세로 개혁을 진행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