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옷차림을 보면서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 수 있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로 황제내경 사기조신대론에서도 봄을 발진(發陳)의 계절이라고 하여 천지의 기운이 겨우내 안에서 움추려 있다가 뻗치고 솟아오른다고 하였다.
자연은 이렇듯 24절기에 맞추어 규칙적으로 움직이며, 인간도 이러한 변화에 따라 잘 적응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춘곤증이 올 수 있다.
춘곤증은 춘삼월에 찾아 오는 계절성 피로증후군이며, 병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시기에 건강관리를 잘못하면 진짜 병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춘곤증의 증상은 나른하고, 졸립고, 피곤한 것이 특징적이다. 그래서 몸이 무겁고, 어깨와 허리가 무지근하며, 온몸에 힘이 풀린다. 자도 자도 피곤하며, 마치 사람들이 닭병에 걸린 것처럼 꾸벅꾸벅 졸게 된다. 그 외에도 입맛이 떨어지고, 허지럼증, 두통, 안피로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신 집중이 될 리 없고,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게 된다.
춘곤증은 천지에 가득한 봄기운, 즉 솟아나고, 뻗어나가고, 무엇이든지 발산하려는 기운을 우리 몸이 따라가지 못해서 생겨나는 현상으로 봄기운에 맞추어 생활하려면 우리 몸에 영양소를 많이 공급해야 한다.
기운을 보충하는 데는 단백질 음식이 효과적인데, 육류보다는 생선이나 콩이나 두부, 현미, 보리와 같은 곡류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봄의 기운을 가장 많이 담고 있는 봄나물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규칙적인 식사생활 특히 아침을 잘 챙겨서 먹는 것이 중요하다.
춘곤증에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동의보감에 보면 ‘봄철에는 일찍 일어나서 옷을 낙낙하게 하여 천천히 뜰을 거니는 것이 좋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봄철의 운동은 가벼운 산책, 가벼운 조깅이나 스트레칭 정도가 적당하며, 격한 운동이나 밤에 하는 운동은 오히려 춘곤증을 더 유발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춘곤증에는 곡우(穀雨)전에 녹차 새순으로 만든 우전차(雨前茶)가 좋은데 이는 봄의 기운을 가장 많이 함유한 녹차로 예로부터 귀히 여겼으며, 그 맛 또한 고소하고 감칠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봄철에 나는 어린 쑥을 이용한 쑥차도 간의 기운을 북돋아줘서 피로를 물리치는 데 좋고, 여성들의 경우 손발과 아랫배가 차거나, 생리가 불순하거나, 생리통이 있는 경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춘곤증으로 인한 피로감은 보통 1∼2주면 사라지지만, 피로감이 6주 이상 지속된다거나, 단순히 피로가 아니라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식은땀이 난다거나, 얼굴색이 누렇거나 검게 변하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반드시 변증을 통한 치료를 해야 한다.
<춘곤증에 좋은 봄나물>
봄나물에는 다른 계절에 나는 채소와는 달리 강한 생명력을 담고 있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고, 기운을 돋워주며, 입맛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되고, 간을 깨끗하게 하여 피를 맑게 하고, 정신을 맑게 해준다.
◎달래 : 달래는 ‘동의보감’에 산산(山蒜)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음식의 소화를 도와 봄철 입맛이 돌아오게 하며, 곽란으로 토하고 설사하는 것을 멎게 한다.
◎냉이 : 냉이는 제채(薺菜)라고 하며,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간의 기운을 잘 소통하게 하고, 속을 조화롭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죽을 해 먹으면 눈이 밝아진다.
◎씀바귀 : 씀바귀는 맛이 써서 고채(苦菜)라고 하는데, 성질이 조금 차고, 오장에 깃들어 있는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속의 열기를 식혀준다고 합니다. 또 마음과 정신을 안정시키면서도 졸음을 쫓아내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성산한의원 김종흘 박사>
세무사신문 제480호(2008.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