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부문의 규제 완화는 감당할 수 있는 속도와 폭 수준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이건범 연구위원은 23일 '경제 구조의 변화와 금융 부문의 과제' 보고서에서 "금융 부분의 규제 완화가 금융회사들의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와 영국 노던록, 프랑스 소시에테 제네랄 사태 등의 경우에서 보듯 금융감독이 선진적인 국가에서도 금융 혁신 등의 영향으로 다양한 위험들이 대규모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 금융 부문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영향 등을 충분히 검토해 금융 부문의 개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금산 분리 완화와 관련해 충분한 감독 대책을 수립한 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산업자본이 위기 때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에 위험을 전가하고 이것이 국민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그러나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에 상한을 둔 현행 규제가 아니라 엄격한 금융감독을 통해서도 금산 분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산업자본이 세계적인 금융회사를 경영하는 예가 거의 없는 것은 엄격한 금융감독이라는 사후적 규제를 통해서도 소유를 통한 사적 이익의 편취 기회를 차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사후 규제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소유권 이전에 대한 적정성 평가, 주주에 대한 적격성 심사, 관계자에 대한 특혜 방지 등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대기업-중소기업 간 생산성, 임금.기술 수준에서 격차가 커지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금융 부문이 중소기업의 금융 애로 해소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여전히 소매업, 음식숙박업 등 저(低)부가가치 산업에 편중된 서비스 산업의 고도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금융 부문이 적극적으로 사업체를 발굴하고 금융 지원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