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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문자격사와 브랜드 - 박상근 본회 감사
전문분야의 독특한 브랜드 이미지 심어야

 

시장을 지배하려면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브랜드를 가지면 된다는 말이 있다. 브랜드는 마케팅의 DNA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정도로 브랜드는 시장경쟁에서 핵심적 구실을 한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브랜드는 바로 코카콜라(Coca cola)이다. 그 브랜드 가치는 우리 돈으로 무려 90조원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이비엠(IBM)의 브랜드 가치도 비슷한 수준이다. 이들 회사는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세월이 흘러도 동종업계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미국 브랜드들이다.

 

마케팅회사 '트라우트 앤드 파트너스'의 경영자인 '잭 트라우트'는 그의 저서 '빅브랜드 성공의 조건'에서 "소비자들은 품질과 상관없이 자기 생각에 가장 먼저 와닿는 브랜드를 최고로 인식하고 그 회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습관이 있다"고 했다. 이 책의 주제는 '현대는 기업간의 브랜드 전쟁시대이고 브랜드 전쟁은 품질싸움이 아닌 인식싸움'이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사 브랜드가 소비자들 기억 속에 어떻게 인식돼 있는지 알아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뜻이다.

 

서비스도 상품이다. 이제 일정한 분야의 전문자격사도 각 전문분야에서 독특한 브랜드이미지를 수요자인 국민 속에 심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국민이 세무사가 세무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라는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자기의 특정분야를 전문화해 양질의 서비스를 수요자인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이 '변호사'라는 브랜드를 법률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국민에게 인식시키는 최선의 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변호사는 소송업무에서 만능자격사로 통하고 있다. 민사·형사법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세무·노동·특허 등 모든 행정법 분야의 소송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현대사회는 경제·사회 각 분야가 복잡다기화 하고 있기 때문에 분야별로 전문화되고 분업화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다. 또 모든 분야에서 경쟁의 원리가 도입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나라와 같이 변호사를 모든 분야의 전문인으로 대접하고 있는 것은 시대적 조류에 맞지 않는다. 전문자격사가 각 전문분야에서 브랜드가치를 높여야 하는 당위성은 핀란드 기업 '노키아'의 예에서 찾아볼 수 있다. '노키아'는 핀란드 국민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고 브랜드 가치가 350억 달러로 세계 5위이며 미국 외의 기업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노키아'는 10년 전만 해도 핀란드의 문어발 기업이었다. 그러나 지나친 경영다각화가 기업의 존립을 위협하자 제지·펄프·화학·건설 등을 모두 정리하고 휴대전화 부문에 전념했다. 그 결과 휴대전화 최고강자인 미국의 모토롤라를 누르고 세계 1등이 된 것이다. 시대적 조류에 따라 이제 소송대리도 분야별로 전문화 할 시점에 와 있다. 세무분야 전문가인 세무사에게 조세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등 각 전문자격사별로 해당분야에 대한 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또한 소송대리를 변호사만 할 수 있도록 변호사 강제주의를 채택함에 따라 국민의 법률서비스선택권이 극도로 제한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분야별로 전문자격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세무분야는 세무사, 회계분야는 공인회계사, 특허분야는 변리사, 노동분야는 공인노무사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전문분야별로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전문자격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재판상 이들의 조력을 받을 수 없다. 각 전문자격사별로 소송대리권을 허용하는 것은 국민인 주인에게 법률서비스선택권을 돌려주는 것이다. 또 전문자격사간에 경쟁의 원리가 도입돼 국민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각 전문분야자격사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이들의 전문분야에서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전문자격사들의 브랜드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이는 2005년부터 예정돼 있는 법률시장개방에 대비하는 것이 된다. 서비스시장이 개방되면 변호사·의사·회계사·세무사·건축사 등 전문자격사 분야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외국의 전문자격사가 국내법률서비스시장을 장악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법률서비스시장이 개방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이제 변호사단체는 모든 전문분야 소송을 변호사만이 전담하겠다는 아집을 버려야 할 때다. 어느 특정집단의 이익보다 국익을 먼저 생각해야 되지 않겠는가.

 

세계에서 세무사제도가 가장 발전한 독일과 일본에서는 세무사가 조세소송대리권을 갖고 있다. 세무사제도에서 앞서가는 이들 나라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세무사회는 세무사에게 조세소송대리권을 부여하고 세무사자격시험을 거치지 않은 변호사와 공인회계사에게 세무사자격을 덤으로 주는 잘못된 제도를 폐지하는 문제를 가지고 국민을 상대로 서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세무사회 주장을 지지하고 서명에 참여한 국민이 2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많은 국민이 세무사회 주장의 당위성을 인정하고 폭 넓은 지지를 보내주고 있는 것이다.

 

모든 법과 제도는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국민에게 더 나은 세무전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세무사회에서 전개하고 있는 이러한 제도개선 활동은 많은 국민이 지지하고 있으므로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할 과제이다.

 

 

제 352호 (2002.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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