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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4530]
세무사사무소 경영현장 탐방(3) - 김옥연 세무사(서초협의회)
“사업주와 세무사는 ‘숙명적 동반자’ 관계”

가격 덤핑으로는 거래처 오래 지속할 수 없어 … 기업도 세무사도 영속성 있어야

 

서울 남부터미널에 자리 잡은 김옥연 여성세무사회장의 사무실을 방문한 건 봄비가 촉촉이 내린 뒤라 상쾌한 바람이 기분 좋게 뺨을 스치던 날이었다.


 

김옥연 세무사는 22년 전 45명의 세무사합격자 명단에 여성으로는 방경연 전 여성세무사회장과 함께 단 2명만 이름을 올려 세무사업계에 화제가 됐었다. 그가 현장에서 느끼는

고민과 세무사의 비전은 어떤 것일까? 허스키 하면서도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지난 22년을 회상했다.

 

 

변화하는 환경에선 실력만이 살길

사무실 회의탁자에 거북이상 상패가 놓여있다. “2006년 세무사회 정기총회 때 받은 거냐”고 아는 체를 했더니, “어머 벌써 22년이네”라며 반색한다.


 

김 세무사는 “20여년 동안 사무소 환경도 많이 변했다”면서 “우선 500만원으로 개업했던 내 경우와 비교할 때 요즘은 1억원의 창업비용이 든다고 하니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또 “개업을 한다 해도 기장 업체 영업, 사무실 고정비용의 증가, 경쟁 사무소와의 끝없는 서비스 경쟁 등 해결할 숙제가 끝이 없다”며 세무사들의 경영난이 심각해졌음을 토로했다.


 

특히 “최근 세무사 사무소가 급속도로 늘어남에 따라 직원들의 이동이 잦아지고 있고, 인건비가 동반 상승함에 따라 과거의 기장료로 사무소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김 세무사는 “이러한 현상은 전문 자격사를 비롯한 사회전반의 흐름”이라면서 “CEO라면 변화하는 환경을 탓하는 데 그쳐서는 안된다”며 “늘 공부하면서 환경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여 년 전 외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던 한 CEO가 김 세무사에게 ‘사장은 늘 직원보다 1시간 빨리 출근하고 1시간 늦게 퇴근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CEO의 피나는 노력을 강조했던 이 말이 최근 새삼스럽게 다가온다”며 “후배들이 갖춰야 할 자세”라고 누차 말했다.


 

이와 더불어 “세법이란 쉬운 학문도 아니며, 사안은 점점 복잡하고 다양해진다”면서 “세무사의 업무 능력 숙지는 직원관리를 포함해 변화하는 세무 환경에 적응하는 유일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김옥연 세무사는 스스로를 “옛날 사람이라 아직도 옛 세무서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화하는 세상에 대처하는 그의 생각은 소년처럼 유연하고 능동적이었다.

 

 

거래처는 나의 동반자

김옥연 세무사는 개업 10년이 지난 뒤부터는 업체 개수의 변화는 거의 없어 현재 약 130개 업체의 기장대리를 하고 있다.


 

김 세무사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떠나는 거래처 숫자만큼은 신규 업체가 늘어 항상 비슷한 수준을 맞추고 있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업체 수가 늘지는 않아도 22년 전 개업과 함께 인연을 맺은 회사들이 성장해 개인 기업에서 법인으로 전환하는 일이 많아지자, 현재는 법인과 개인의 비율이 절반 정도”라고 설명했다.


 

“세무사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거래처의 규모도 커져 주식평가 이익이나 재산제세 관련 부가적 업무가 늘어난다”고 말한 김 세무사는 “거래처 업무가 복잡 해 질수록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세무사의 커리어도 다양해 진다”고 말했다. 이렇듯 사업주와 세무사의 상관관계를 ‘숙명적인 동반자 관계’로 정의했다.


덧붙여 김 세무사는 신규 세무사들이 조급한 마음에 가격 덤핑 등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것 같다며 사무소를 운영하려면 인건비 등 기본적 고정비가 발생하게 마련인데 시장에서 유통되는 기장료 이하로는 사무소를 오래 지속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기업도 세무사도 영속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

또 “신의가 사업성공과 직결되는데 몇 만원의 저렴한 기장료 때문에 흔들린다면 거래처로서도 올바른 선택은 아닐 것”이라 덧붙였다.

 

 

모성애의 본능으로 사회에 뛰어들라

“제가 처음 사무소를 개업했을 당시 세무사업계에서 여성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고 회상한 그는 “작년에 처음으로 여성세무사 합격자가 20%를 넘어선 것은 획기적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료를 직접 챙기고 거래처를 돌봐야 하는 등 성실성과 세심함을 요구하는 업무의 특성상 모성본능이 제몫을 해 내는 직업임을 실감한다”며 여성세무사들의 세무사업계 진출을 환영했다.


 

또 “신규 여성세무사들은 거래처나 관공서와의 유대 관계를 위한 로비 걱정이 클 것”이라면서 “그럴수록 영업방식이나 관공서와의 관계 유지도 로비가 아닌 나만의 방식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친구나 친인척으로 한정돼 있는 인맥을 사회조직 전체로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김 세무사는 꼭 최고경영자 과정을 이수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세무사를 필요로 하는 시청, 구청 등 관공서에서 무료상담업무 등을 성심껏 꾸준히 하다보면 각 조직들의 특성을 알게 되고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인맥이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당장 눈앞의 돈벌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운을 뗀 그는 후배 여성세무사들에게 “사회단체들에서 세무사들 각자가 성실히 무료세무상담 등의 봉사를 해낼 때 세무사 전체의 위상이 높아짐은 물론 그 혜택은 고스란히 세무사 자신들이 받게 된다”며 진심어린 충고를 건냈다.


 

그는 또 “그러한 활동이 사회 저변으로 꾸준히 확대되면 적어도 세무사가 사회적으로 비난을 당하는 일은 없어질 것”이라며 최근 장관후보자들의 ‘세무사 탓하기’를 꼬집기도 했다.

 

 

세무사 손해배상 한도 정해져야

회에 대한 바람을 묻는 질문에 김옥연 세무사는 손해배상공제위원장을 했던 경험에 비춰 손해배상에 대한 세무사의 무한책임이 현실적으로 괴리감이 있음을 지적했다.


“세무사가 수임인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당연히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면서도 “현실적으로 고의로 세무사가 수임업체에게 손해를 끼치는 일은 결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수임업체의 정보는 수임업체가 장악하고 있어 그들이 제출하지 않은 내용에 대해 세무사가 이를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 “고의성을 갖고 수임업체가 신고를 의뢰해 온다면 꼼짝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몇 십만원의 수수료를 받고 40%가 넘는 가산세까지 부담하게 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무사회가 법무사, 회계사 등 각 전문자격사들의 배상 한도 책임을 조사 분석해 이를 연구하고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준다면 세무사와 수임업체와의 상호 신뢰가 높아지고 조세정의 실천에도 이바지 할 것”이라면서 회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제안했다.


세상에 순응하면서도 젊은 패기를 간직한 김옥연 세무사. ‘현재에 만족하면서 한 발짝만 앞서가자’는 그의 좌우명은 김옥연 세무사를 롤모델 삼아 열심히 뛰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세전문가로서의 살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듯 하다.

 


 

세무사신문 제481호 (20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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