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실제보다 연 평균 0.7%포인트 정도 높게 측정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오류는 실질 성장률을 낮추는 등 다른 경제지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7일 정 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과 김봉근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 박명호 한국조세연구원 세정연구팀장은 '대외경제연구'에 게재한 '한국의 소비자물가지수 편의 추정과 국제물가비교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연구자들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6년 간 한국노동패널조사 자료를 이용해 소비자물가지수의 오차를 추정한 결과, 이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의 누적 측정 오차는 3.7%포인트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를 연 평균으로 환산하면 0.7%포인트로, 분석 대상 기간 중 특정 연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0%였다면 실제 물가상승률은 2.3%에 불과했다는 의미다.
연구자들은 또 한국노동패널조사 자료에서 추려낸 5천134가구의 식료품 예산비중과 2005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로 구한 가구별 명목소득 및 연도별 물가수준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 가구의 6년 간 실질소득이 31.2% 늘어났고 소득에서 식료품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22.5%에서 2005년 15.5%로 7%포인트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이나 러시아 등 다른 나라의 실증연구에서 실질소득이 약 10% 상승하면 식료품 예산비중이 1.0∼1.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연구 결과를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식료품 예산비중은 실질소득 증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큰 감소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는 실제 실질소득 변화가 관측된 것보다 더 크게 증가했을 가능성을 의미하며 그 원인은 소비자물가지수의 과다계상에서 찾을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소비자물가지수의 과다계상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역사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입증된 가계의 식료품비 비중의 변동과 소비자물가지수를 기준으로 계산한 실질소득의 변동을 비교해 소비자물가지수의 치우침을 추정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식료품비 비중이 감소할 경우 이는 그에 상응하는 실질소득의 증가가 있었음을 암시하지만 만약 실제 데이터에서 식료품비는 감소하는데 실질소득은 변동이 없는 것으로 관찰되면 소비자물가지수가 물가상승을 과도하게 추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상품가격의 변동에 따라 상대가격이 낮아진 상품으로 수요가 대체되는 점, 상품의 질적 향상, 할인점이나 할인기간 이용, 품목선정에서 신상품 누락 등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소비자물가지수를 이용해 계산한 물가상승률이 실제보다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고 연구자들은 덧붙였다.
연구자들은 이 같은 소비자물가지수의 오류는 인플레이션의 과다계상으로 연금이나 사회보장지출을 과다 책정해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부담을 늘리고, 실질성장을 기존에 측정된 것보다 낮추는 등 다른 경제지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