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발간한 사법연감의 민사소송 변호사 선임 관련 통계가 엉터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송에서 얼마나 많은 원고와 피고가 변호사를 선임하고 있고, 선임된 변호사가 몇 명이나 되는 지는 법률시장의 변화를 파악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에 기존 통계의 문제를 보정한 통계를 공표하는 게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대법원은 지난 2000년까지 변호사 관련 통계제공을 중단했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공개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두얼 부연구위원은 16일 '민사소송의 변호사 선임관련 사법연감 통계의 문제점'이라는 보고서에서 대법원이 발간하는 사법연감에 수록된 민사본안 합의사건의 변호사연 인원과 변호사 선임사건 수에 대한 통계 중 원고와 피고 쌍방간에 변호사를 선임한 사건수 통계의 경우 원고, 피고 양측이 변호사를 선임했기 때문에 변호사 선임 사건수가 변호사 연인원의 절반이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그러나 1986년부터 1991년의 기간에는 사건 수가 변호사 인원수의 절반을 넘어 거의 90% 수준에 육박하기까지 한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통계의 작성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 민사소송의 총 변호사 선임사건 수를 각 연도의 사건 수로 나눈 값은 1을 넘을 수가 없는데, 합의부 사건의 경우 1991년부터 1993년간 변호사 선임사건 수가 1보다 큰 값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같이 통계가 기초적인 정의에 위배되는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 통계에 근거해서 변호사 선임률과 변호사 연인원에 관련된 추론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대리인 관련 정보 자체가 여러가지로 복잡한데도 명확한 기준을 세우지 않고 통계를 만들다 발생한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 선임에 대한 추이를 파악하는 것은 사법정책과 관련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조속히 기존 통계의 문제를 보정한 신뢰할 수 있는 통계를 다시 공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이 발간하는 사법연감에는 민사소송의 경우 '민사소송 관계 인원(수)표-대리인수'라는 제목하에 변호사를 선임한 사건 수가 1983년에서 1997년까지, 변호사 인원수는 1978년부터 2000년까지 수록돼 있다.
이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변호사 연인원은 1978년 3만명에서 2000년 약 12만명으로 4배 가량 증가했는데 특히 1997년도와 1998년도에는 단기적으로 20만명에 달하는 급격한 증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변호사 선임사건 수는 1983년 4만건에서 1997년 9만건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