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의혹을 수사해 온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17일 삼성 이건희 회장과 관련 임원들을 조세포탈 혐의로 불구속 기소함에 따라 조세포탈에 대한 추징이 이뤄질 전망이다.
국세청은 특별검사팀에서 관련 자료가 넘어오면 법리검토 작업을 거쳐 조세포탈 여부 등을 다시 확인하고 가산세를 계산하는 등 추징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이 법리검토를 해야 할 부분은 이 회장 등의 양도소득세 포탈 혐의, 임원 명의의 차명계좌에 대한 증여세 부과 여부, 에버랜드가 이 회장의 지분을 저가 매입한 부분에 대한 법인세 부과 여부 등으로 예상된다.
양도소득세와 관련해서는 조세포탈이 맞는 지에 대한 법리 검토와 함께 추징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특검은 이건희 회장의 차명 재산을 관리하던 전략기획실 재무 라인 임원들이 1천199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계열사의 주식을 사고 팔아 5천643억원의 양도차익을 남겼고 이 과정에서 양도소득세 1천128억원을 포탈했다고 밝혔다.
통상 증권위탁계좌에서 이뤄진 주식거래로 인한 양도차익에 대해 일반인들은 양도소득세를 부담하지 않지만 일정한 요건을 갖춘 대주주들은 20%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하고 이 회장 등은 이를 납부하지 않아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됐다.
이 회장 등은 특검조사 과정에서 주요한 혐의 사실을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전해져 조세포탈로 탈루 세금을 추징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추징의 대상과 액수도 관심이다. 추징세액 납부 대상은 소득을 실질적으로 얻은 사람에게 과세한다는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이 회장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구체적인 추징세액은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
국세청은 모든 검토 작업이 다 끝나야 탈루 세액과 추징 세액 등을 알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탈루 세액과 가산세까지 포함하면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이 차명 재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명의를 빌려 준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증여세 부과 여부도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여세는 재산을 증여받은 사람이 내기 때문에 전.현직 임원들이 거액의 증여세를 납부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국세청은 또 삼성생명 주식의 차명 여부와 관련해 1998년 12월 3일 에버랜드가 이 회장의 지분 344만주를 주당 9천원에 매입한 과정에 대해서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은 에버랜드 측이 이 회장의 차명지분인 줄 알고 매입했다는 점은 인정되지 않아 증여세 포탈을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시가보다 싸게 매입한 부분은 법인세 부과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며 관련 자료를 국세청에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1987년 부친인 이병철 회장이 사망했을 때 삼성생명 지분을 차명으로 상속받아 그 중 일부 지분을 매매의 형식을 통해 자신의 명의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상속세를 내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추징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상속세를 내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상속세의 소멸시효 및 제척기간이 5년이고 1987년으로부터 5년이 경과돼 상속세 포탈혐의를 적용할 수 없으며 명의신탁한 주식지분을 반환받은 행위에 대해 조세포탈이라고 보기 어려워 형사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세청도 이 부분에 대해 특검과 의견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 회장 등에 대한 국세청의 검토 작업이 삼성에 대한 세무조사로 확대될 지도 관심이지만 이미 특검의 수사를 받은 사안이기 때문에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