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이용과 공장 설립, 고용, 외국환 거래 등에 있어 기업 경영에 장애가 되는 각종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법무부와 경제5단체가 처음으로 머리를 맞댔다.
법무부는 24일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5단체를 초청해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기업규제,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법무부가 기업 법제를 '창업은 쉽게, 자금 조달은 편하게, 불합리한 규제로부터 자유롭게' 뜯어고치는 작업을 추진하면서 기업 규제의 현실과 개선 방안에 대한 생생한 현장의 의견과 대안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규제를 혁파하자는 의견은 많았으나 실제 개선된 사례는 많지 않았다"며 "창의적인 기업가 정신을 가로막는 낡은 인습을 찾아내 적극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 경제단체 관계자들은 법무부가 '멍석을 깔아주자' 각종 규제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박종남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토지 규제의 현황과 대책' 주제발표에서 "수도권에 대한 불확실한 투자 환경이나 과밀억제지역 또는 자연보전지역 등 각종 토지 규제 때문에 국내외 기업들이 중국으로 투자처를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목적이 없어졌는데도 규제가 지속되거나 규제가 시작되기 전 입주한 공장도 일률적으로 규제 대상이 되는 등의 문제점도 있다고 꼬집었다.
황인학 전경련 경제조사본부장은 '특수관계인 관련 법령의 실태'를 주제로 한 토론에서 "기업 법제에서 일반인과 다른 의무가 부과되거나 권리가 제한되는 '특수관계인'의 개념과 범위를 정하는 법률이 무려 50여개에 이르고 그 개념과 범위가 모두 다르다"고 토로했다.
일례로 친족이 독립경영을 하면 공정거래법, 은행법에서는 특수관계인에서 제외되지만 증권거래법이나 세법에서는 여전히 친족으로 남는 등 법령간 불일치가 기업이 의도하지도 않았는데도 특수관계인 관련 제한ㆍ의무 규정을 위반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또 특수관계인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없는데도 경제 활동이 제약되기도 하고 극단적으로는 기업이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던 먼 친족이 운영하는 회사가 기업 집단에 포함되면서 위장계열사 논란을 빚기도 하는 상황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조유현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창업 절차와 공장 설립 인허가 관련 개선방안' 발제를 맡아 "공장 설립 때 산지관리법, 국토계획법, 농지법 등에서는 난개발 방지를 위한 별도 조항을 두고 있고 수질, 대기, 소음, 진동, 환경 등과 관련한 개별법에도 규제 조항이 있어 공장 설립 기간 장기화, 행정절차 비용 가중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본부장은 대책으로 ▲기회형 창업 촉진을 위한 규제 개선 ▲수도권 공장 설립 관련 중복규제 개선 ▲개별입지의 집단화 ▲환경영향평가제도 개선 ▲규제 체제의 일원화 및 명료화 등을 내놨다.
최재황 경총 이사는 '노동ㆍ고용 규제 개선방안'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임금 수준은 2006년 현재 1.69로 미국(0.78), 영국(1.30), 일본(1.23), 대만(0.97)보다 훨씬 높다"고 진단하고 "기업의 자발적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려면 경직된 노사 관계를 해소하고 시장의 기능에 위배되는 각종 규제를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장ㆍ야간ㆍ휴일근로에 대한 할증 임금률을 자율 결정하게 하거나 국제노동기구(ILO) 수준인 25%로 낮추고 29개로 한정하고 있는 근로자 파견 대상 업무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