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부자들의 탈세 행각을 막기 위한 EU의 저축세 지침을 신속히 개정하는데 실패했다.
EU 27개 회원국은 14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재무장관 회의를 열어 역내 부자들이 리히텐슈타인 등 조세회피국들에 거액의 예금을 은닉하는 탈세행위를 막기 위해 2005년 도입된 EU 저축세 지침을 신속히 개정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저축세 지침의 적용 범위를 개인 계좌뿐아니라 기금 또는 재단까지 확대하고 모든 EU 회원국에 예외 없이 적용하자는 집행위의 개정안 초안을 지지했으나 룩셈부르크와 오스트리아의 반대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엄격한 은행비밀 규칙을 보호하는데 더 관심을 갖고 있는 두 나라는 개인계좌 정보만 교환토록 돼 있는 현 EU 저축세 지침에 대해서도 다른 회원국들과 세금 정보를 교환하는 대가로 이자세를 보류할 수 있도록 유예를 받고 있다.
재무장관들은 이에 따라 집행위에 오는 9월말까지 저축세 지침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낼 것을 요구하는 등 논의를 연기했다. 이는 지침개정에 박차를 가하기로 한 지난 3월의 합의내용을 사실상 무효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재무장관들은 또 부가가치세(VAT) 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서비스 소비국에서 세금을 징수하자는 오스트리아의 제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역시 찬반으로 입장이 갈려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현재 EU 내에서 부가세는 서비스 소비국이 아닌 서비스 공급자, 즉 서비스 제공업체가 위치한 국가에서 징수되고 있다.
특히 부가세가 낮은 회원국에서 수입한 물품에 자국의 높은 부가세를 추가해 판매하는 부가세 사기를 인한 EU 회원국들의 피해규모가 1천억 유로(1천550억 달러)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