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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개혁 전방위로 몰아친다
[연합뉴스 2008-5-23]

 

공공기관에 대한 개혁작업이 동시다발적으로 강도높게 진행되고 있다.

검찰과 감사원은 공공기관의 범법행위와 방만경영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에 대한 민영화, 통폐합, 구조조정 작업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아울러 능력과 전문성 위주로 공공기관장을 선발하는 '진정한 공모'를 실시, 공공기관의 근본적인 체질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전방위적인 개혁은 해당기관 직원들과 노동계의 반발을 사고 있어 하반기에는 공기업개혁을 놓고 사회적 갈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비리.방만경영 고강도 사정
감사원과 검찰 등 사정 당국이 공공기관의 비리와 방만경영에 대한 고강도 조사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추진에 명분과 추진력을 실어 주고 있다.

감사원은 31개 공공기관에 대한 1단계 감사 결과, 300여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하고 횡령.수재 혐의가 있는 임직원 10여명을 경찰에 수사요청했다고 22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부당집행 예산과 경비는 무려 1조원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인건비 편법.과다지급 3천300억원, 자회사 부당지원 2천600억원, 복리후생비 편법조성 1천400억원, 부당계약 1천억원, 횡령 등 기강해이 800억원 등이었다.

검찰도 이달부터 칼날을 공기업에 집중하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지난 12일 공기업 비리와 국가보조금 비리를 '2대 중점 척결 대상범죄'로 규정하고 특별수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대검의 이런 방침이 나온지 이틀만인 14일 서울 중앙지검 특수부는 증권선물거래소와 자산관리공사, 산업은행 대출비리 의혹과 연관된 그랜드백화점 등 3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또 15일에는 대검 중수부가 직접 나서 석유공사 본사와 임직원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공기업 비리 척결 발표 이후 사흘만에 4개 공공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검찰의 수사 또는 내사 대상 공공기관은 산업은행과 한국전력, 토지공사, 가스공사, 석유공사, 도로공사, 주택공사 등 모두 20여개에 이른다.

검찰의 초기 수사는 공공기관 임직원의 금품수수나 배임 등 개인비리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수사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구조적 비리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부각돼 공기업 민영화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 민영화.통폐합 추진 가속화
공공기관 민영화.통폐합 작업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김규옥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현재 검토 가능한 여러가지 대안들을 놓고 해당 부처와 논의 중에 있다"면서 "정부 시안이 발표되면 관련 전문가 등의 광범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6월 중에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상정, 최종 추진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305개의 공공기관 중 민영화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최소 20여개에서 최대 70여개로 전망되고 있다. 민영화와 별도로 20∼30개 기관은 통폐합이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민영화 대상으로는 한전KPS, 한국전력기술 등 한전의 기술분야 자회사가 거론되고 있으며 발전 자회사의 민영화 가능성도 일부 거론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여객부문과 화물부문을 나누는 방안과 코레일투어, 코레일유통 등 산하 자회사 5개를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이 점쳐지고 있다. 제주공항.안산도시개발.88골프장.뉴서울골프장.한국토지신탁 등도 민영화 대상에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통폐합 대상으로는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다. 주공과 토공의 통폐합은 특히 그동안 반대 입장에 있던 국토해양부가 찬성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통합에 무게가 실렸다. 또 지원 가능 업종과 기업의 종류가 다르기는 하지만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 역시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큰 틀 아래 하나의 기관으로 합쳐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특히 공기업 민영화.통폐합 방안에 강도높은 구조조정 지침을 함께 담을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 민영화.통폐합이 추진되지 않는 공공기관도 구조조정 바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 공공기관장 물갈이 본격화
정부는 공공기관장에 대해서도 물갈이에 나섰다. 정부는 350개 공공기관 가운데 240곳 안팎의 기관장을 교체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한전과 가스공사, 주택공사, 토지공사 등 11개 대형 공기업과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5곳의 연기금 및 보험운용기관, 국립암센터를 포함한 13개 대학병원, 코트라 등 공모 활성화 대상기관으로 선정된 90곳도 들어갔다.

정부의 이런 방침은 조직의 수뇌를 바꾸지 않는다면 공공기관의 개혁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공공기관장 교체과정에서 이전 정부에서 반복됐던 '무늬만 공모' 방식은 사라질 것임을 여러차례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장 공모에는 누구나 응모할 수 있으며 ▲인사청탁을 하는 사람은 탈락시키고 ▲능력과.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를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아울러 공공기관장 교체후에도 1년단위로 평가를 실시해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되면 과감하게 해임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장의 성과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해당 부처의 장.차관에 대해서도 관리.감독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방침이다.

 
◇ 노동계와 충돌 불가피
노동계는 정부의 이런 조치에 반발해 '한판승부'를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공기업 직원들을 '투쟁'의 방향으로 묶을수 있는 사안인 데다 이명박 정부의 의료.교육.노동 등 공공관련 정책에 대한 범국민적 '전선'의 형성도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3월 '공공부문 시장화·사유화 저지 및 공공부문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를 발족하고 공공기관의 민영화.통폐합에 대해 총파업을 비롯한 강도높은 수위로 맞선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6월이후 정부의 민영화 방안이 나오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80만 조합원의 찬반투표 등을 거쳐 총파업을 결의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공기업의 일선 노조도 정부의 민영화 방안에 대해 상당히 격앙된 상태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공공기관의 공공성을 무시한 채 방만경영으로 몰아가면서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공공기관 개혁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적극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가능하다면 공공기관의 영역을 줄이고 시장의 기능을 활성화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방향"이라면서 "이는 궁극적으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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