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산업은행 등 31개 공공기관이 부당집행한 예산 및 경비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3-4월 31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1단계 감사를 실시한 결과, 300여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했다며 횡령.수재혐의가 있는 임.직원 10여명을 검찰에 수사요청했고, 인건비 편법집행, 부당계약 등과 관련된 100여명에 대해선 엄중문책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22일 발표했다.
유형별로는 인건비 편법.과다지급이 3천3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자회사 부당지원 2천600억원, 복리후생비 편법조성 1천400억원, 부당계약 1천억원, 횡령 등 기강해이 800억원 등이었다.
◇횡령.수재, 채용비리 = 신용보증기금 인사본부장 A씨는 신용보증을 받은 업체 대표들로부터 5천만원어치 비상장주식 1만주를 받거나 3천만원을 빌려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감사원은 "A씨는 2005-07년 본인계좌에 입금된 8천만원에 대해 출처를 소명하지 못해 직무관련 수재 혐의로 수사요청했다"고 말했다.
또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 직원 B씨는 도산업체 사업주의 부동산을 경매해 받은 배당금을 국고에 납입하는 업무를 담당하면서 경매배당금 등 공금 15억1천만원을 횡령했다.
관광공사는 2004년 11월 카지노 영업장 임대업체를 선정하면서 건축법상 카지노 영업장을 설치할 수 없는 A사를 영업장 임대업체로 부당선정했고, 관광공사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는 2005년 A사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카지노 영업장으로 사용할 수 없는 공간은 창고로 방치한 채 지난 2년간 임대료.관리비 등으로 28억3천만원을 A사에 지급했다.
신용보증기금은 2007년 신규직원 합격자 중 2명의 입사포기자가 발생하자 채용서류 허위작성을 통해 예비합격자가 아닌 사람을 추가합격자로 선정했다.
◇경비 부당집행ㆍ자회사 부당지원 = 31개 기관의 1인당 총인건비는 2003년 4천882만원에서 2007년 6천411만원으로 31.3% 상승했고, 이는 중소기업의 1인당 평균급여보다 2배이상 높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한전은 개인연금 부담분 지원명목으로 2005-08년 사내근로복지기금 85억원을 지원했고, 가스공사는 2001-08년 우리사주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보전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228억원을 지급했다.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 임원 5명은 업무추진비 등으로 4천70만원어치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한 뒤 상품권 323매를 용도불명하게 사용하고, 일부 상품권은 할인해 790만어치를 현금화했다. 또 업무추진비 등을 158차례에 걸쳐 유흥주점 경비로 사용했다.
자본잠식상태인 인천공항에너지는 한전에서 전기를 싼값에 구입한 뒤 모회사인 인천공항공사에 비싸게 팔아 163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또 대한주택공사는 자회사인 주택관리공단에서 적자가 발생하자 납입자본금을 증액해 지원하고 퇴직자들을 취업시키는 등 인사적체 해소 수단으로 활용했다.
감사원은 "6월 중 감사위원회를 거쳐 공공기관 감사결과를 조속히 기획재정부에 통보할 방침"이라며 "31개 공공기관의 65개 자회사에 대해선 민영화대상, 모기업 흡수 및 청산대상, 조직.기능슬림화 대상으로 분류해 자회사 통.폐합 구조조정 방안을 감사결과와 함께 통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