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없앤 규제가 무덤에서 다시 살아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아예 규제의 뿌리를 제거한다.
기업이 투자에 앞서 인.허가 사항 등을 사전에 문의하면 행정기관이 향후 취할 행정조치를 투명하게 미리 답변하고 공개하는 사전심사청구제가 모든 부처에 전면 도입된다.
정부는 규제개혁을 위한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수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고 규제개혁에 대한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는 한편 공정위나 금융위에서 일부 실시하는 사전심사청구제도를 다른 부처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정부는 우선 폐지된 규제가 다양한 형태로 존속ㆍ부활하지 않도록 규제 철폐때 담당부서를 폐지하고 해당 부서 소속인력은 다른 부서로 배치하며 인건비 등 관련 예산도 전액 삭감하도록 했다.
또 규제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에 대비, 재규제와 관련된 민원은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중점관리하기로 했다.
규제개혁 제안에 대한 포상도 대폭 강화해, 일선기관에서 집행을 담당하는 직원들로부터 상위법령과 배치되는 하위규정, 타 규정과 상충되는 규정, 일선 현장의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법령 등에 대한 개선제안을 유도하기로 했다.
직원들이 제안한 개선안이 채택되면 가점을 부여하고 일정점수 이상이 되면 성과급이나 상을 주는 규제 마일리지제도도 마련한다.
또 해당 제안 채택으로 예산이 절감될 경우 제안자에게 예산성과금을 주며 공기업은 경영실적 평가항목에 자체규제개혁 성과를 추가하기로 했다.
지자체의 각종 인.허가와 관련, 담당자들의 자의적 혹은 소극적 법령해석이 암묵적 규제로 작용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법제처의 '법령해석심의위원회'를 적극 활용해 국가위임사무, 특히 지자체장이 인.허가 권한을 위임받은 사항들에 대해 법령해석을 제공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각종 인.허가에 대한 '사전심사청구제'를 모든 부처에 전면 도입하고 법령해석과 조치의견 제시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기업이 투자 결정 등을 하려면 해당 행위의 적법성이나 인.허가 여부 등을 지자체 등에 비공식적으로 협의하거나 유권해석을 요청하곤 했으나 비공식 협의는 신뢰도가 낮고 유권해석 역시 원론적 수준의 추상적인 답변에 그쳐 기업 입장에서는 답답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사전심사청구제도가 전면 도입되면 기업이 의뢰한 사항에 대해 행정기관이 법령해석은 물론이고 앞으로 취할 행정조치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 때문에 각종 인.허가 등 규제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기업활동의 법률리스크도 줄게된다.
또 사전심사 청구에 대한 답변을 지자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표하기 때문에 규제의 투명성도 훨씬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그동안 규제개혁에 대한 평가결과 사후 관리 노력 부족으로 다양한 형태로 규제가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규제부활 유형을 3가지로 제시했다.
첫째는 규제가 형식적으로는 폐지됐지만 실제로는 공무원이 민원인에게 자료징구나 검사 등을 요구하는 서랍속 규제로 공장설립 승인시 건축허가도 함께 처리되도록 제도화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두 절차를 별도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유사규제로 부활하는 것으로 관리지역내 소규모 공장설립 제한을 폐지했지만 동시에 79개 업종의 입주를 추가로 제한하는 규제가 신설되는 바람에 앞서의 규제폐지가 아무 소용없는 경우다.
셋째는 조례 등 하위법령의 개정이 지연되는 형태로 지난 2005년 9월 국토계획법 시행령 개정으로 관리지역내 소규모공장의 설립이 허용되었으나 관련조례는 2006년 12월까지 개정이 지연된 사례를 들 수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선 현장에서 제도를 집행하는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부족해 상급기관에 해석을 의뢰하고 그 과정에서 인.허가가 지연되기도 한다"면서 "경제활성화를 위해 규제개혁은 필수적이며 형식적인 개혁이 되지 않도록 뿌리를 완전히 제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