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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나눔 전도사 한국세무사회 조용근 회장
[내일신문 2008-7-08]
거두는 데서 나누는 세정으로
세무사회, 세무조력자에서 세정동반자로 발돋움
국세청도 사회봉사단 만들어 사회공헌활동 추진


 

지난 4월 28일 조용근 회장이 한국세무사회장에 취임한 이후 세무사회와 국세청의 협조체제가 크게 강화되고 있다. 기존의 세무 조력자에서 세정 동반자로 발돋움 하고 있다. 6개 지방국세청과 일선 세무서의 납세자보호위원회에 세무사가 90% 이상 참여하게 됐다.


조 회장은 국세청과 6개 지방국세청 사무관 이상을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세무사회 창립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조 회장의 강연을 들은 한 국세청 직원은 “납세자인 국민과 소통하는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동을 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베풀고 감동줄 줄 모르는 세정 = 조 회장은 국세청이 정부가 바뀔 때마다 혁신을 계속해 왔지만 아직도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 “신뢰와 감동을 주는 문화에 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국세청의 업무 효율성과 집행력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징세비용이 낮다. 전산화도 최고 수준이다. 전자신고율이 99%로 일본의 10%대에 비하면 매우 높다. 세무사의 전자신고 대행 등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동안 국세청과 세무사가 세금을 거두는 데는 ‘선수’였지만 납세자들에게 베풀고 감동을 주는 데는 여전히 ‘초보자’라는 것이 조 회장의 주장이다.

 

조 회장의 응접테이블 위에는 모금함이 놓여 있다. 그는 방문자들에게 세무상담을 해준 뒤 상대방이 만족하면 모금함을 가리킨다. 그렇게 모은 성금은 구순구개열(언청이)장애 환자의 수술비로 사용된다. 그가 현직에 있을 때도 책상위에 돼지저금통을 놓고 동전을 모아 매달 불우이웃을 도왔다. 그 일을 30년동안 계속해왔다. ‘다일공동체’의 명예본부장을 맡아 수많은 사회지도층을 나눔의 현장으로 이끌었다. 강신호 전 전경련 회장은 다섯 차례나 참석했다. 그의 가족을 동반한 경우도 있었다. 국세청에 봉사모임을 만들어 매달 한차례씩 지적장애우 시설인 ‘소망의 집’을 찾아 청소나 목욕, 이발 등 봉사활동을 계속해왔다. 5년4개월 동안 한 차례도 빠진 적이 없으니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기도 어렵다. 부친으로부터 유산으로 물려받은 집 한 채로 국세청 직원 자녀를 위한 장학재단도 만들어 지금까지 6억원이 넘게 지급했다.

 

◆조사에서 신고내용 검증제로 전환해야 = 조 회장은 국세청과 세무사회가 세정의 효율성을 높여 납세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더 낮은 비용으로 거두는 데서 답을 찾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제는 세금을 거둔 만큼 주고, 섬기는 데서 ‘선수’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경영자가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높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은 기본이다. 나아가 그 기업의 약자를 보살필 줄 알아야 진정한 CEO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조 회장도 국세청에 근무할 때 세금을 잘 거두는 전문가였다. 말단인 9급 공무원에서 출발, 대전지방국세청장이라는 고위직에까지 올랐던 신화적인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는 “세수 목표를 초과달성했다는 것은 40점짜리”라며 “납세자를 가족처럼 여기고 감동과 위로를 줄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계속돼온 혁신이 남의 것을 더 잘 가져오기 위한 혁신차원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국세청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조 회장은 세무사가 잘돼야 국세청도 잘된다고 강조했다. 과거 체신부가 담당하던 것을 KT에 넘기니 서비스가 좋아진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그는 상당히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일선 세무서의 조사기능을 세무사에게 과감히 이양하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납세자는 고의적으로 탈세를 하는 것보다 부지불식간에 누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세무사가 납세자의 신고내용을 검증하고 문제가 있으면 수정 신고를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대폭 이양하면 많은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된다. 이렇게 되면 세수는 늘고 국세청과 납세자의 마찰은 줄어들 수 있다.


국세청이 조사를 통해 거둬들이는 세수는 3%안팎이다. 이 3% 때문에 국세청의 수많은 인력이 투입된다. 불평불만과 각종 비리, 사고가 터지고 수사기관과 언론에 약점을 잡히는 경우가 많다. 조 회장은 이를 위해서 국세청은 납세자와 결탁해 의도적으로 세금을 줄이는 세무사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관련법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갈 길이 멀다.


조 회장은 세무사회부터 나누고 봉사하는 조직으로 문화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수십년동안 계속해온 섬김과 나눔을 세무사회에도 접목시켜 조직의 문화를 변화시킨 뒤 앞에서 거론한 일들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환경도 좋다. 우선 국세청의 한상률 청장이 취임 후 섬기고 베푸는 일을 열심히 해왔고, 다른 간부들도 즐겁게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지난 6월14일 전국 관서장 250여명이 모여 사회봉사단 창단식을 갖고 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각 봉사단별로 지역 실정에 맞는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국세청만의 차별화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조 회장은 “세무사회장의 6개 지방국세청 직원 교육은 ‘을’이 ‘갑’을 교육하는 일로 예전에는 생각하기 힘든 일이었다”고 밝혔다. 한 청장의 결단이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의미이다.


최근 변호사의 세무사 명칭 사용금지도 합헌을 이끌어냈고, 지난 4월 27일 정기총회에 국회의원, 고위관료, 기관·단체장 등 각계 인사가 세무사회 창립이래 가장 많이 참석해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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