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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안 봇물..재원마련 가능할까
[연합뉴스 2008-8-6]

 

여당인 한나라당이 정기국회를 앞두고 부가가치세 감면, 소득세법 개정 등 선심성 감세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재정악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이미 법인세.유류세 인하, 유가환급금 지급, 할당관세 인하 등 6조원 규모의 감세안을 밝힌 가운데 세수 비중이 큰 소득세.부가세마저 인하될 경우 재정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런 여당의 잇단 감세안 발표에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정치적 논리에 따라 추가 감세안이 추진될 경우에 대비해 세출 구조조정을 통한 감세재원 마련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정치권의 포퓰리즘적 감세정책이 재정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비판하면서 감세정책은 재정 여력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여당, 3대 세목 "모두 인하"
  

여당은 전반적으로 세율 인하 여력이 생겼다고 보고 경기 침체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에 대해 집중적으로 세제 인하 혜택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당은 이런 관점에서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3대 세목인 부가가치세.소득세.법인세를 모두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부가가치세는 특정 품목에 한해 서민계층이 납부한 세금을 되돌려 주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일례로 쌀.밀가루.라면 등 품목을 소비한 증거를 보여주면 이에 포함된 부가가치세 일부분을 환급해주는 방식 등이다.

  

지난해 징수된 부가가치세는 국세 161조5천억원 중 40조9천억원(25.3%)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

  

여당은 국세 중 두번째로 큰 세목인 소득세를 낮추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나라당은 소득세 과표 구간을 상향하는 방식을, 재정부는 과표구간별로 8~35%인 소득세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 등은 낮은 과표구간에 소득세율을 1~2%포인트 낮추고 높은 과표 구간에 소득세율을 1% 올리는 법안을 제출해 놓고 있다.

  

여당은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법인세 인하도 검토중이다.

  

정부는 법인세율을 인하하고 과표구간을 상향조정하며 중소기업 최저세율을 낮추는 법안을 국회에 이미 제출해놓은 상황이다.

  

재산세 인하에 대해선 이미 당정이 어느 정도 의견 일치를 봤지만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여당이 당론을 확정하지 않았고 정부도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 정부, 미시조정에 초점
  

조세연구원의 입을 빌어 서서히 흘러나오는 정부의 세제 개편 방향은 여당에 비해 소극적이다.

  

정부는 소득세 인하에 대해 기본적으로 동의하고 있지만 당장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세연구원도 지난해 과표조정 및 유가환급금 등으로 소득세 인하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는 만큼 2010년부터 인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연구원은 또 면세자 축소, 세제 간소화, 소득파악률 제고 등 소득세 구조개선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가가치세 조정에 대해선 매우 신중한 모습이다. 면세대상이 너무 넓어 범위를 지속적으로 축소하려는 정책 방향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부가가치세는 최대 세목이고 한번 결정하면 돌이키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부동산 관련 세금의 경우 원칙적인 발언은 있었지만 세부적인 부분에 대해선 '8월말 세제개편안 때까지 검토해보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재산세 및 종부세 인하,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감면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조세연구원 박형수 기획조정실장은 "감세에 대한 원칙은 정해졌는데 어떻게 추진해야되는지 방법론에 대해 정치권이 매우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다"며 "기존에 제시한 법인세 인하안 및 유가환급금 등만 해도 정부의 감세 여력은 거의 다 썼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좀 더 실질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정부의 재정 여력을 보게 될 것이고 그 단계에선 결국 우선 순위를 정해 필수적인 세목만 감세하게 될 것"고 말했다.

 
  

◇ 소득세.부가세 인하..예산절감 여부에 좌우
  

이처럼 정치권에서 선심성 감세안이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실제 재정에서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시행되거나 국회 통과 후 시행 예정인 감세정책 규모는 현재까지 약 6조원 내외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3월에 단행된 유류세 10% 인하가 7천억원, 4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발표된 할당관세 인하가 5천500억원, 법인세 인하 1조8천억원, 유가환급금 2조원 등이다. 여기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율 확대, 택시용 LPG 부탄 개별소비세 면제 등도 감세정책의 일환으로 분류된다.

  

정부는 현재까지의 감세정책만으로는 아직 재정건전성을 훼손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초과세수 14조2천억원 중 절반 가량인 7조원은 세원투명성 강화 등 구조적.제도적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 정부는 이런 구조적.제도적 요인에 의한 세입여력 증대분은 항구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즉 다소간의 증감은 있을 수 있지만 앞으로 매년 7조원 규모의 감세여력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까지 발표된 감세정책 규모인 6조원 내외는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충분히 소화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소득세.부가가치세 등 정치권에서 추가로 추진중인 감세정책에 있다. 법인세와 함께 3대 세목으로 꼽히는 소득세.부가세에다 재산세.종부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도 인하될 경우 매년 발생하는 7조원 규모의 감세여력을 초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단 소득세.부가세 등의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서 밀어붙일 경우에 대비해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감세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조심스레 검토하고 있다.

  

새 정부는 이미 출범과 동시에 올해 2조원, 내년 18조원 등 모두 20조원의 예산을 절감, 이를 신성장 동력산업 육성, 중소기업.소상공인.영세자영업자 지원, 서민주거안정 지원 등에 사용하는 한편 감세 재원으로도 활용하기로 했다.

  

올해 정기국회에서 소득세.부가세 인하방안이 통과되더라도 시행은 내년부터이므로 결국 세출 구조조정을 병행추진하면 감세재원은 어떻게든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세입이 늘어나지 않아도 세출을 줄일 수 있다면 그만큼의 감세여력이 발생하게 된다"면서 "앞으로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정치권의 감세안이 모두 추진된다면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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