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항우울제가 정자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코넬 메디컬센터의 피터 슐레겔 박사는 선별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계열의 신세대 항우울제 팍실(화학명: 파록세틴)이 정자세포의 DNA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영국의 뉴 사이언티스트와 BBC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슐레겔 박사는 35명의 건강한 남자를 대상으로 5주 동안 팍실을 투여하고 실험 전후에 정자 샘플을 채취, 비교한 결과 DNA에 분절화현상(fragmentation)이 나타난 정자세포의 비율이 실험 전 평균 13.8%에서 실험 후 30.3%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실험 전후의 정자샘플은 정자의 수, 모양, 운동성과 정액의 양까지 모두 정상이었으나 DNA 손상비율만 크게 차이가 났다.
문제는 DNA가 손상된 정자세포의 비율이 이 정도에 이르렀을 때 전반적인 생식기능에 문제가 없는가 - 다시 말해서 손상된 30%를 뺀 나머지 70%의 정상적인 정자세포만으로 온전한 임신이 가능한가의 여부라고 슐레겔 박사는 지적했다.
시험관수정(IVF)에 의한 임신을 시도하는 부부의 경우 DNA가 손상된 정자가 많으면 배아 형성률이 떨어지고 배아의 자궁착상률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유타 대학 의과대학 남성불임전문의 더클러스 캐럴 박사는 DNA가 손상된 정자세포의 비율이 30%라는 것은 "임상적으로 적지 않은" 비율이라고 밝혔다.
한편 팍실을 생산-판매하고 있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제약회사의 재닛 모건 대변인은 GSK사가 이 실험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이 연구결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영국 정신건강재단(MHF)의 앤드루 매컬러크 박사는 모든 약은 부작용이 있고 항우울제라고 예외는 아니라면서 SSRI계열의 항우울제는 많은 우울증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해 주고 있는만큼 약을 바꾸거나 투약을 중단하는 문제는 의사와 신중히 상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미국생식의학학회 학술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