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이상 거래가 없는 휴면계좌라도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예금을 찾아가라고 홍보하고 계좌를 조회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 이를 수익으로 봐서 과세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김용찬 부장판사)는 농협이 서울 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농협에 부과한 1999∼2003년도 법인세 가운데 140억 원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지방국세청은 농협을 세무조사한 결과 5년 이상 거래가 없는 10만 원 이상 예금과 가입자가 공제기간 만료 후 2년이 지나도록 지급청구하지 않은 만기공제금과 생존공제금 등 상법상 소멸시효가 완료된 채무 등을 수익으로 계상하지 않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관할 남대문세무서는 채무의 면제나 소멸로 생기는 부채의 감소액도 수익으로 보고 과세한다는 관련 법에 따라 1999∼2003년도 법인세를 상향 조정했다.
농협은 "휴면예금에 대해서도 언론이나 지점을 통해 예금을 찾아가라고 꾸준히 홍보했고 5년이 지났더라도 고객이 원하면 거래할 수 있게 서비스했으므로 이를 수익으로 보고 과세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고 법원은 농협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5년이 지난 계좌도 잔액 조회와 거래를 할 수 있게 서비스했고 휴면예금 찾아주기 운동을 하고 있다"며 "예금 채무에 대한 소멸시효가 중단됐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농협의 지급 의무가 소멸했거나 이로 인한 수익이 실현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어 "금융감독원도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이들 예금을 잡수익으로 편입시키는 것을 지양하라고 요청하고 있고, 실제 고객에게 지급이 이뤄져 온 만큼 이에 대해 법인세를 부과한 것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또 "공제금 역시 시효가 지난 공제금 찾아주기 운동을 하고 개별 안내문을 발송하는 등 농협이 시효 이익을 포기했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확인됐다. 기간이 만료된 공제금을 수익으로 산입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