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25일 발표한 '지방세제 개편안'은 현행 지방세법을 3개 법으로 분리해 전문화하고 복잡한 지방세 세목을 간소화하겠다는 게 골자다.
또 납세자가 신고기한을 놓쳤더라도 자치단체가 세금 부과를 고지하기 전에는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방세제를 수요자인 시민 중심으로 개선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지방세목 16→9개로 간소화 = 1949년 제정된 현행 지방세법은 체계가 복잡하고 내용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근 60년 만에 전면 개편된다.
기존 지방세법 가운데 총칙 분야는 지방세기본법, 세목은 지방세법, 비과세와 감면 부분은 지방세특례제한법으로 각각 분리된다.
행안부는 또 지방세법에서 지방세 세목을 현재 16개에서 9개로 간소화하기로 했다.
현재 지방세는 체계가 복잡한 데다 연간 세수 1조원 미만의 세목이 농업소득세, 도축세, 면허세, 지역개발세, 공동시설세, 사업소세, 레저세 등 7개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영세하다.
따라서 세목 체계를 간소화함으로써 납세나 징수 비용을 줄이겠다는 게 행안부의 복안이다.
행안부는 이에 따라 동일 세원에 대한 중복 과세 문제가 제기돼온 취득세와 취득 관련 등록세를 취득세로, 재산세와 도시계획세를 재산세로 각각 통.폐합하기로 했다.
또 유사 세목인 면허세와 취득과 무관한 등록세를 등록면허세로, 공동시설세와 지역개발세를 지역자원시설세로, 자동차세와 주행세를 자동차세로 통합하고, 도축세와 농업소득세를 농.축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세수의 영세성 등을 고려해 폐지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이와 함께 주민세, 재산세, 담배소비세 등에 부가되는 목적세인 지방교육세를 본세에 통합하되 지방 교육재정 운용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 현행 전출규모와 동일한 수준으로 교육비특별회계를 보전할 계획이다.
그러나 주민세, 사업소세, 담배소비세, 레저세는 현행대로 유지된다.
행안부는 이번 세목 간소화를 통해 도축세 539억원과 농업소득세 72억원 등 연간 611억원의 세금을 줄이고, 세목 통합에 따른 납세 비용과 징수 비용을 연간 1천354억원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도축세와 농업소득세를 제외한 나머지 세목들은 세율도 그대로 통합되기 때문에 납세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행안부는 이번 개편에 이어 국세인 부가가치세와 법인세의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하면서 지방소득세와 지방소비세를 신설하고, 현 주민세와 사업소세를 지방소득세로, 담배소비세와 레저세를 지방소비세로 통합해 9개 세목을 7개로 간소화하는 2단계 지방세제 개편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방세제 수요자 중심으로 = 개편안은 납세자의 권익보호와 과세행정의 효율화에도 초점을 맞췄다.
개편안은 우선 세액을 적게 또는 많이 신고한 경우 바로잡을 수 있는 '수정신고제'와 '경정청구제'를 도입하도록 했다.
또 취득세에만 적용되던 '기한 후 신고제'를 도입, 납세자가 신고기한을 놓쳤더라도 지자체가 세금부과를 고지하기 전에는 다른 세목에 대해서도 언제든지 신고를 할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성실 납세자에게 체납 처분을 늦추는 '체납처분 유예제'를 신설하고, 3차례 이상 체납자에게 적용되는 '관허(官許)사업 제한' 기준을 체납액 500만원 이상으로 규정했다.
이 밖에 자치단체에 설치된 지방세 정보공개심의위원회 등 4개의 지방세 관련 위원회를 지방세심의위원회로 통.폐합하고, 전자납부와 전자송달을 활용하는 납세자를 우대하는 근거도 마련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 개편안이 입법화되면 단일법 체제의 지방세 60년사가 마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