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대비를 위해 설정된 각종 개인연금펀드와 퇴직연금펀드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비켜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내 퇴직연금시장이 미국처럼 발달해 있지 않은데다 아직 대부분 예·적금 등 안정적인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운용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한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국내에서 설정된 개인연금펀드 89개의 연초대비 평가손실은 4천3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익률은 주식형은 연초에 비해 최고 46%나 급락한 것도 있었으나 채권형은 5% 이상 플러스(+) 수익을 유지한 것도 있었다.
이와 함께 퇴직연금펀드 213개의 평가손실은 547억 원에 그쳤다.
특히 퇴직연금펀드는 주식과 채권 혼합형은 주식편입비중이 제한돼 있는데다 채권형 펀드도 있어 지난해까지 설정된 펀드 199개 가운데 연초 이후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펀드도 42개나 됐다.
이밖에 연령에 따라 적절한 자산배분전략을 구사하는 라이프사이클펀드 28개의 평가손은 1억9천만 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노후를 대비해 설정된 각종 펀드 348개의 총 평가손실은 4천587억9천만 원 정도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국내와 해외 주식형펀드의 연초대비 평가손실이 55조원 수준에 이른 것에 비하면 매우 작은 수준이다.
이에 비해 최근 미국 의회 예산국은 이번 금융위기로 금융기관들에 예치된 전체 은퇴연금자산의 20%에 해당하는 2조 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발표했다.
특히 미국 근로자의 60%가 가입한 대표적인 퇴직연금인 401K는 주식형펀드에 투자했다가 주가폭락으로 5천억 달러가 넘는 손실을 보았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연구소 강성모 소장(상무보)은 "국내 퇴직연금시장은 아직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은데다 위험자산의 운용비중이 15%를 넘지 않는 등 미국 등 선진국보다 주식투자 비중이 훨씬 작아 손실이 적었다는 측면에서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특히 "금융위기 상황이 마무리되는 내년 이후 퇴직연금시장이 활성화되면 낮은 가격에서 자산을 살 기회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또 다른 측면에서 행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