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유가로 급등했다가 가까스로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물가가 이번에는 환율 폭등으로 다시 꿈틀거릴 조짐을 보임에 따라 물가관리를 위한 고삐를 다시 죄고 있다.
정부는 16일 제12차 물가.민생안정 차관회의를 열어 최근 환율 급등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환율에 취약한 품목들을 골라 연말까지 고강도 모니터링에 들어가기로 했다.
김동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 자리에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전이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첫걸음이 물가 안정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가격 인상요인이 없는데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빌미로 편승 인상하는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번 물가관리의 특징으로는 선제적 대응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한 번 오르면 떨어뜨리기 힘든 만큼 미리 관리에 들어가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에 오른 품목이 있지만 환율 상승 이전의 요인에 따른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내놓은 게 '특별점검대상품목'이다. 아직 어떤 품목을 집어넣을지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30개 안팎이 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환율 영향이 큰 품목을 추려서 이번 주 안에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당 품목군으로는 수입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석유제품, 가전제품, 섬유제품 등이 예시됐다. 구체적으로는 쇠고기, 밀가루, 설탕, 휘발유, 경유, 등유, 바나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52개 생활필수품인 이른바 'MB품목'과 상당수가 겹칠 것으로 보인다. 밀가루, 쇠고기, 석유류 등은 MB품목에 포함된 것들이다.
정부는 이런 특별점검대상 품목을 대상으로 소관부처와 재정부, 국세청이 참여하는 합동현장점검단을 만들어 가격동향과 환율 전가 여부, 유통구조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또 환율상승 때문에 어쩔 수없이 값을 올린 품목에 대해서는 나중에 환율이 떨어졌을 때 가격을 내리는지까지 점검할 방침이다. 이 작업에는 소비자단체도 가세한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지수는 1분기에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 중후반대의 상승률을 보이다가 국제유가 급등으로 4월(4.1%)에 4%대로 올라선 뒤 6~9월에는 5.5→5.9→5.6→5.1% 등으로 7월을 정점으로 상승세가 수그러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