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21 건설대책을 통해 지정목적이 사라진 수도권 투기지역을 해제하기로 했지만 현 기준을 적용할 때 해제 가능 지역은 단 2곳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가 투기지역 해제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해제 요건을 대폭 완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2일 연합뉴스가 국민은행의 주택가격 지수 시계열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 전체 투기지역 72곳(행정구역 기준) 가운데 해제 요건을 갖춘 곳은 서울 종로구와 화성시 등 단 2곳에 불과했다.
투기지역 해제 요건은 ▲지정 후 6개월이 지나고 ▲지정 전 3개월부터 지금까지의 누계 가격 상승률이 전국 평균 이하이거나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하이고 ▲최근 3개월 가격 상승률이 전국 평균 이하거나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하여야 한다.
이 기준을 적용할 때 2005년 9월 15일 투기지역에 지정된 종로구는 지정 전 3개월부터 올해 9월까지 주택 매매가가 총 21.7%가 올라 같은 기간 전국 평균(22%)에 못미쳤다.
또 최근 3개월 가격 상승률은 0.7%로 전국 평균(0.8%) 이하로 서울 25개구 가운데 유일하게 해제 기준을 만족한다.
경기도에서는 화성시 집값이 투기지역 지정(2003년 5월 29일)전 3개월부터 올 9월까지 35%가 올라 전국 평균 상승률(38.3%) 보다 3.3%포인트 낮았고 최근 3개월 가격 상승률도 0.6%가 떨어져 전국 평균(0.6%) 이하로 해제 대상이 된다.
안성, 평택, 이천시는 투기지역 지정 3개월 전부터 현재까지 가격 상승률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지만 최근 3개월 상승률이 전국 평균 이상이어서 해제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올들어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버블세븐’ 가운데 해제 기준을 만족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최근 집값은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투기지역 지정 후 가격 상승폭이 전국 평균 이상으로 큰 때문이다.
강남, 서초, 송파구 등 강남권과 분당신도시의 경우 투기지역 지정 3개월 전부터 올 9월까지 상승률이 이 기간 전국 평균의 2배 이상 높았고, 최근 집값이 급락한 용인시의 상승률(63.7%)도 전국 평균(35.7%)을 크게 웃돌았다.
최근 집값이 강세를 보인 인천시의 서구, 연수구, 부평구 등 8개구도 해제 대상에 끼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투기지역 해제 기준을 크게 완화되지 않을 경우 대상이 거의 없어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투기지역의 해제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 집값이 폭락하지 않는 한 해제가 어렵다는데 공감하고 새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투기지역 제도 도입 당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때는 고려치 않고 해제 기준을 잡는 바람에 지금처럼 집값이 약세일 때도 해제 대상이 거의 없다”며 “주택경기를 살릴 수 있는 적정선으로 기준을 완화하되 향후 집값 상승이나 투기우려가 있는 곳은 후폭풍을 감안해 해제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고 말했다.
세무사신문 제495호(2008.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