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동원(食藥同源)이란 ‘음식과 약은 뿌리가 같다'는 뜻으로 한의학의 장점 중 하나다. 인류는 오랜 기간을 통해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동식물을 섭취하면서 경험을 쌓아 왔으며 그 중에서 계속 먹어도 부작용이 없고 맛있는 것이 ‘음식'으로 자리 잡았고, 질병치료에 효력이 있는 것은 ‘약(藥)’으로 발전시켜 왔다.
한의학적인 기미론(氣味論)에서는 “약자기후미박(藥者氣厚味薄), 식자미후기박(食者味厚氣薄)”이라 말하고 있는데 이는 맛보다 기운을 중시하면 약이요, 기운보다 맛을 중시하는 것을 음식이라 하여 기운의 성쇠에 따른 특성에 따라 약과 음식을 구분하고 있으며, 그 원천은 같다. 실제로 한의학에서는 약뿐만 아니라 음식에 대한 효능과 기미에 대하여서도 잘 정립되어 있으며, 우리가 먹는 음식물 중에 상당수는 약재로 활용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예를 들어보면 폐와 기관지에 좋은 도라지, 중기(中氣)를 도우며 폐(肺)를 보해주는 더덕, 몸을 가볍게 하고 더러운 찌꺼기를 없애주는 율무, 모든 독을 풀어주는 녹두, 오장의 찌꺼기를 없애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메밀, 구규를 잘 통하게 하는 겨자, 폐위의 기운을 맑게하고 천식과 기침에 좋은 은행, 사기를 물러나게 하고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파, 비위를 튼튼하게 하는 마늘, 오장을 편안케 하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는 부추, 근골을 튼튼하게 하는 마, 부인병에 좋은 쑥, 간의 기운을 도와주는 냉이, 담을 삭이고 구토를 멎게 하는 생강, 기를 원활히 돌게 도와주는 귤껍질, 속을 편안하게 하고, 진액을 보하는 대추, 곽란을 멎게 하고 중기(中氣)를 보하는 찹쌀 등 모두 나열하기는 어렵지만 실제로 한약재의 약 1/3 정도는 식용으로 가능하다.
동의보감 내상문(內傷門)에서 “몸을 편안히 하는 근본은 음식에 달려있고,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약에 달려 있으며, 음식은 사기(邪氣)를 물리쳐 장부(臟腑)를 편안하게 하고, 약은 신(神)을 편안하게 하고 품성을 길러 혈기(血氣)를 돕는다. 그리고 사람에게 질병이 있으면 먼저 음식으로 치료하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약을 쓴다”하여 음식과 약이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물론 음식과 약(藥)이 뿌리가 같다고 해서 약을 음식처럼 생각하는 것은 곤란하다. 왜냐하면 음식의 전제조건은 성질이 평(平)하고 무독하다는 것이고, 약으로 구분될 때는 일정한 약성(藥性)을 지니고 있으므로 남용되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동의보감에서도 “음식은 토덕(土德-비위를 좋게 하는것)을 갖추고 있어 맛이 담담하면서 성질은 화평하여 크게 보하면서도 스며나가기 때문에 오래 먹어도 싫증이 나지 않으니 사람에게 크게 이롭게 하지만, 약은 그렇지 않아서 인삼, 황기라 할지라도 그 성질이 치우쳐 있으니 신중하게 써야한다.”라 말하는 것도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음식이 보약이다.’라는 생각으로 바른 먹거리의 선택과 올바른 식습관을 기를 때만이 건강을 지키는 신호탄이 될 겁니다.
<성산한의원 김종흘 박사>
세무사신문 제495호 (2008.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