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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체납자 30년전 위장거래까지 추적
[연합뉴스 2008-11-27]

 

밀린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체납자와 받아내려는 국세청의 '두뇌싸움'이 치열하다.

  

거액의 세금을 체납한 고액.상습체납자들은 가짜 매매계약이나 재산을 다른 사람 명의로 돌려놓는 방식으로 세금 낼 돈이 없다고 주머니를 털어보이지만 이들을 항상 감시하면서 밀린 세금을 받아내는 국세청의 추적도 만만치 않다.

  
◇ 30년전 위장거래도 쫓는 국세청
 26일 국세청에 따르면 경기도 의정부에 부동산을 갖고 있는 체납자 김모씨는 세금을 내지 않아 1977년 4월 부동산(현 공시지가 8억3천600만원)을 세무서에 압류당했다. 하지만 이 부동산은 압류 한 달전에 매매예약 가등기가 설정된 상태였다.

  

재산을 숨기기 위한 목적의 허위계약이라는 심증은 있었지만 공매를 통한 체납처분을 하기는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30년의 세월이 흐른 뒤 국세청은 매매예약 완결권의 소멸시효인 10년이 지났음을 파악하고 상속인을 포함한 30년 전 가등기권자의 인적사항을 추적했다.

  

국세청은 이렇게 해서 찾아낸 11명을 피고로 선정해 각자의 지분에 대한 소유권 이전등기 말소등기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국세청은 "가등기가 말소되면 김씨의 부동산 1순위 압류권자는 국가가 되므로 해당 재산을 전액 국세에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재산 숨기고 숨겨도 결국 '들통'
숨긴 재산이 다른 자료를 통해 드러나는지도 국세청의 집중 감시대상이다. 부동산 중개와 매매업을 하고 있는 정모씨는 부동산 투기가 드러나 세무조사를 받고 종합소득세를 비롯해 모두 20건, 120억원의 세금을 체납한 상태였지만 거액의 부동산 투기를 한 사람답지 않게 공부상 체납액에 충당될 재산이 없었다.

  

정씨가 거액의 부동산 거래를 여러 번 한 점으로 볼 때 양도대금을 은닉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국세청은 이를 입증할 자료를 찾다가 의외의 소득을 거뒀다.

  

원고나 피고로 행정, 민사, 형사소송 여러 건이 진행중이었던 정씨가 소송과정에서 제출한 서류에 평가금액 69억원 규모의 명의신탁 주식을 갖고 있으며 토지매매 과정에서 받지 못한 미수금도 49억원에 이르고 있음을 파악하게 된 것이다.

  

국세청은 주식의 명목상 주인인 체납자의 처형 김모씨의 회사관련 행위를 조사한 결과 김씨가 주주총회에 참석한 사실이 없는 등 명의위장자임을 확인해 해당 주식은 물론, 토지매매 미수금까지 압류함으로써 118억원의 채권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 기존 체납자 명단 공개 돌연 중단
국회는 지난 2003년 말 국세기본법을 개정해 10억원이 넘는 세금을 2년 이상 체납한 사람에 대해 국세청이 명단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삽입했다.

  

거액 체납자의 명단을 공개하면 그만큼 체납된 세금을 받아내는데도 효과가 있고 특히 체납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조항에 따라 2004년부터 거액의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사람들의 명단이 국세 정보공개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공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명단공개 5년째인 올해는 돌연 신규 대상자 800명의 명단만 공개하고 기존 체납자를 포함해 3천여명이 넘는 전체 체납자의 명단이나 순위, 이들이 내지 않은 세금규모의 공개를 거부했다.

  

다만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등 기존의 체납액 1∼3위에 들어있는 인사들로부터 수십억원 규모의 채권은 확보했지만 순위가 달라지지는 않았다는 간단한 설명만 덧붙였다.

  

갑자기 달라진 국세청의 발표방식에 대해 허장욱 국세청 납세지원국장은 "지난해까지 공개된 명단이 다시 공개된다면 분량을 감안할 때 행정력이 낭비되고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명단 공개 근거조항도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돼있어 반드시 해야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해석을 내놨다.

  

그러나 국회의 입법에 따라 지난해까지 계속됐던 이 조치가 행정력이 낭비되고 해당자에게 가혹한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음에도 강행됐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세청이 명단 공개를 통한 체납정리 성과가 낮아 범위를 축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명단 공개는 해당 고액체납자의 체납 세금을 받아내는 효과보다는 그 이하 범위에서의 세금납부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이번 조치는 외부인사로 구성된 국세정보공개 심의의원회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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