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당초 합의했던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을 하루 앞둔 11일까지도 SOC(사회간접자본) 등 쟁점사안에 대해 별다른 절충점을 찾지 못한 채 첨예한 대치를 거듭했다.
한나라당은 더이상 예산안 처리를 미룰 수 없다며 이날 중 표결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민주당은 여야 합의처리의 원칙을 강조하면서 한나라당이 강행처리를 시도할 경우에는 실력저지에 나서겠다고 맞섰다.
한나라당 소속 이한구 예결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2일 예산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면 적어도 하루 전에 예결특위에서 예산을 처리해야 한다"며 "오늘중 예결특위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압박했다.
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야당이 엉터리로 급조된 예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예산을 방치한다면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172석 의석수만 믿고 오만하게 예산을 처리한다면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여야 극한대치 속에 예산안 심사를 담당한 예결특위는 이날 제대로 된 회의조차 열어보지 못한 채 공전했다.
특히 최대 쟁점인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삭감 규모를 놓고 한나라당(5천억원)과 민주당(3조원)이 현격한 입장차를 보이는 바람에 세부적인 삭감.증액 협의를 진행하기 위해 전날 밤 구성한 '소소위(小小委)'는 온종일 가동조차 되지 못했다.
이에 한나라당과 민주당, 선진과 창조의 모임은 오후 늦게 원내대표 회담을 열어 돌파구 모색을 위한 막판 담판에 나섰다.
한편 여야는 전날까지 진행된 계수조정소위 논의 과정에서 내년도 총지출을 정부가 제출한 283조8천억원 규모로 유지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한구 위원장은 일부 축소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어 변수가 되고 있다.
또 국회 기획재정위가 감세법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늘어난 2조2천억원의 추가 감세분은 국채 발행을 통해 충당하기로 함에 따라 국채 발행 규모는 당초 정부안 17조6천억원보다 늘어난 20조원 수준으로 유지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삭감 분야의 경우 일반회계예산 1조5천억원, 기금 3천800억원 등 1조8천억원 가량 합의된 가운데 남은 쟁점인 SOC 예산, 5+2 광역경제권 개발사업, 남북협력기금 등 삭감 규모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
여야는 삭감한 예산을 중소기업 대출 여력 증대를 위한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기관 출자(1조5천억원), 지방 재정부족분 보충, 일자리 창출 예산 등에 우선 투입하기로 잠정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