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환 세무사
세무사회 8500여 회원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지난 10월과 11월 2개월간 진행된 ‘유가환급금 신청 무료대행’이 영세 중소사업자와 일반국민의 찬사 속에 마무리됐다.
특히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등 관련 부처에서 세정의 원활화를 위한 협조에 감사를 표하고 있으며, 대표적 시민단체인 경실련이 ‘공익적 차원의 정부역할 대행에 대해 국민이 크게 지지하고 있다’는 논평을 발표하는 등 세무사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유가환급금 신청대행의 성공적 수행은 납세자 권익옹호 등 세정에서 세무사의 역할이 지대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동시에 세무사 위상제고에도 기여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아울러 회원들은 이같은 세정 동반자적 공익활동이 지속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도 세금과 관련한 업무를 세무사에게 대폭 위임하는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무사회가 수행한 유가환급금 무료 신청대행의 과정 및 의미를 다시 짚어 보고, 적극적으로 참여한 회원들의 수행 소감을 들어본다.
[광주지방세무사회] 급조된 제도지만, 서민에겐 실질적 도움 줘
-노인환 세무사
2008년 6월에 발표한 정부의 고유가 극복 종합대책의 하나로 유가상승에 따른 근로자와 사업소득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감안하여 대중교통비 부담액의 일부를 서민생활 자금으로 환급해주는 유가환급금 제도가 지난 10월∼11월 2개월간 시행됐다.
이에 부응하여 세무사회는 전회원이 참여하여 유가환급금 신청을 무료로 대행해 주었는데, 대부분의 국민들이 정확한 개념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어떤 명목의 환급인지, 또 왜 돌려주는지를 의아해 하면서도 환급을 받게 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반갑고 다소나마 위안을 받는 듯했다.
2개월 간의 환급기간 동안 국세청은 우편 안내물과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홍보한 결과인지 대부분의 납세자들은 큰 혼동 없이 유가환급금을 신청하였지만, 대상이 되고 안 되고의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무조건 우편물이 발송 된 것에 대해 민원인들의 전화가 꼬리를 물었고 과세관청에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했다.
없던 제도를 급조해 갑작스레 시행하는 것이라 시행착오가 있을 수도 있다는 궁색한 변명이 서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되는 생활자금으로 그나마 희석될 수 있어서 신청을 대행해주는 세무사의 입장에서도 다소나마 면이 설수 있었다.
그러나 제도시행의 취지는 좋았으나, 지나치게 급조되어 홍보기간이 짧았던 점, 국세청이 예상한 대상자와 실질적인 대상자의 구분이 모호한 점 등으로 환급신청에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국민이 직접 신청하지 않고 연말정산이 끝난 시점에서 국세청에서 일괄로 지급하는 방식을 택했더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혜택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일례로 근속월을 예상해서 신고했는데 어쩔 수 없이 12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하게 되는 경우와 기타 다른 사유 등으로 추가로 환수되는 상황에서 가산세로 고지될 문제점도 예상되므로, 각종소득의 신고가 마감된 후에 국세청에 제출된 과세 근거에 의해서 일괄 환급해 주는 방향으로 진행됐어야 더 깔끔한 일처리가 됐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어려워진 경제사정은 모든 사람들의 지갑을 꽁꽁 닫아버렸다. 가뜩이나 일반서민들이 느끼는 실물경제의 혹독함이란 매서운 겨울바람과도 비교할 바가 아니다.
조그만 구멍가게를 운영하신다는 아주머니 한분이 유가환급금 신청을 하고 가시면서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기름 값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각종 공과금도 줄줄이 인상되는 바람에 가벼워진 우리네 주머니에 생각지도 않았던 돈을 돌려받게 되어 다소나마 가계에 도움이 되었다”고.
얼마 후 다시 오신 아주머니 손에는 귤 한 봉지가 들려져 있었다.
사양했지만, 고마움의 표시라며 한사코 놓고 가시겠다는 아주머니의 마음.
올 겨울 맛본 가장 맛있는 귤이 아니었나 싶다.
세무사신문 제498호(2008.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