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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의혹 '없던 일' 될까
[연합뉴스 2009-01-14]
당사자들 부인..일단 '봉합'

 

한상률 국세청장을 둘러싼 인사 청탁 및 '그림 로비' 의혹이 당사자들의 적극 부인으로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사정 당국이 수사를 통해 진실을 가리지않는한 전.현 국세청장 간 고가의 그림 수수 의혹은 미궁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한 청장은 그러나 지난 연말 지방에서 경북 포항지역 인사들과 골프를 치고 식사를 한 사실이 드러나 또 다른 구설수에 휘말렸다.

 

이에 따라 설 이후 단행될 개각 인사에서 한 청장이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국세청 내부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그림 의혹' 일단 봉합
전군표 전 국세청장 부인인 이모(50) 씨에 의해 지난 12일 제기된 한상률 국세청장의 인사 청탁 및 '그림 로비' 의혹이 하루만인 13일 당사자들의 적극 부인으로 일단 봉합됐다.

 

이모 씨는 지난해 10월께 고(故) 최욱경 화가의 '학동마을'이란 추상화를 팔기 위해 화랑가에 내놨고 이 그림의 출처를 묻자 한 청장으로부터 인사 청탁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 씨 주장에 대해 한 청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한 청장은 이날 오후 일본 출장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을 (부부 동반으로) 만난 적도 없고 ('학동마을'이라는) 그림을 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A 지방청장을 밀어내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한 청장은 "내 명예를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 명예를 훼손하진 않았다"며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라고 사실무근임을 강조했다.

 

전군표 전 국세청장 역시 그림을 받았다는 부인의 발언에 대해 변호사를 통해 근거없다며 긴급 해명에 나섰다.

 

수뢰 혐의로 수감 중인 전군표씨의 변호인인 박영화 변호사는 "전 전 청장은 '아내가 언론에 얘기한 내용은 사실무근이고 나는 그 그림이 집에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며 "어제(12일) 전 전 청장의 부인이 면회를 왔는데 그 자리에서 경거망동했다며 (부인을) 상당히 질책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림을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 청장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전군표씨 모두 '그림 로비' 자체를 부인함에 따라 이씨가 무슨 목적으로 이러한 주장을 제기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각 논의가 활발한 시점에서 이 문제가 터졌다는 점을 들어 전군표씨 부인이 어떤 '의도'를 갖고 그림 로비를 폭로했다면 다른 계기에 다시 이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골프 구설수..'엎친데 덮친격'
'그림 로비' 의혹은 일단 수면밑으로 가라앉았지만 '연말 골프' 사건이 새롭게 불거지면서 한 청장이 또 다른 구설수에 휘말렸다.

 

지난달 26일 경주세무서 준공식을 앞두고 지방에 내려간 한 청장이 정권의 고향인 경북 포항지역 인사들과 골프를 치고 식사를 함께 한 사실이 드러나 청와대로부터 '주의'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시 한 청장과 '연말 골프'를 친 인사들은 대부분 포항지역 기업인들이었으며, 이후 한 청장은 지역 병원장, 경제단체 대표 등과 식사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청장이 만난 인사들 중 일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과 친분이 있는 지역 유지들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이 가운데는 이 대통령의 동서인 신모 씨도 포함됐다고 한 언론매체가 보도했다.

 

한 청장은 그러나 골프를 친 것은 사실이지만 인사 청탁 등 다른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입장이다.

 

한 청장은 "골프를 친 것은 맞지만 누구와 쳤는지 밝히기는 어렵다"면서 "신모 씨를 만나긴 했지만 그 사람이 (대통령 동서인지는) 나중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 자리에서 국토해양부 장관 자리를 청탁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한 청장은 "말이 안된다"면서 적극 부인했다.

  
◇ 한 청장 거취 어떻게 되나
'그림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교체설이 나오고 있는 한 청장이 '연말 골프'라는 또 다른 악재에 휘말려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설 전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등 이른바 4대 권력 기관의 장들 가운데 일부가 교체될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혹들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일단 청와대 민정라인에서 골프 건과 관련해서는 한 청장에게 구두로 주의를 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림 로비'와 관련해서는 사실 여부를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그림 로비' 등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한 청장은 물론 국세청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만큼 자진 사임 의사를 밝히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청장은 "사임은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사권자의 권한이다"고 선을 그었다.

 

국세청 내부에서는 이주성 전 청장과 전군표 전 청장이 구속 수감된 가운데 자기 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소문난 한 청장 마저 의혹에 휘말림에 따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청장이 물러날 경우 후임 국세청장 인사를 두고 큰 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국세청 차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 중부지방국세청장 등 1급 인사를 단행한지 불과 보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청장이 갑작스레 물러날 경우 후임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장이 대를 이어 추문에 휩싸이는 것은 조직 내부 출신 청장이 계속 선임되면서 인사와 관련 한 상납 관행, 세무조사를 둘러싼 비리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전.현 국세청장들이 비리와 의혹의 중심에 서면서 향후 국세청장은 조직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수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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