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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기자실] 정치·사회문제도 관심 가져야 세무사 위상 커져
임정빈 세계일보 기자

 

지난 8일 세무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한국세무사회의 숙원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것이 세무업계의 중론이다.


먼저 세무사의 업무영역이 확대됐다. 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이의신청 대리업무가 세무사 직무에 포함됐고 ‘과세전적부심사청구’에 대한 대리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주목할 만한 것은 업계의 질서확립을 위해 무자격자의 세무대리 광고행위를 금지하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금융기관이나 법무사사무소, 부동산중개업소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세무상담 또는 세무대리를 한다는 광고를 내걸고 있다. 수많은 유사업종으로부터 잠식당했던 ‘세무대리’라는 고유업역을 되찾아올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을 마련했다.


그 밖의 소득도 많았다. ‘세무법인 소속 세무사 각자 업무수행시 대표성 부여’와 함께 ‘세무법인 징계제척기간 신설’, ‘공공기관 위탁의 지정업무 근거 신설’ ‘장부작성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 폐지’ 등. 한국세무사회의 노력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입법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당초 세무사법 개정안은 정부가 제출한 법안과 국회의원들이 제출한 법안 등 모두 3개. 결과적으로는 2개만 통과됐다.


주목할만 한 것은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의 법률안이었다. 그 내용은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 폐지를 골자로 했다.


이 의원의 개정안이 아니더라도 변호사가 자동적으로 세무사 자격을 받도록 한 법률을 바꾸려는 노력은 세무사업계의 숙원, 아니 비원(悲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사실 변호사가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받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 안은 국회에서 예전과 마찬가지로 비토됐다. 그 원인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 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개정안 제출 때문인 듯 얼마 있지 않아 변호사업계가 세무사업계에 포문을 열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지난해 12월 15일 ‘로스쿨 도입에 따른 변호사 업무의 선진화 방안’이라는 심포지엄을 통해 세무사를 포함한 유사직역의 통폐합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변협의 공격에 세무사업계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당연히 변호사들의 업무확장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다 다른 자격을 가진 전문인들의 권익을 보호할 대책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세무사회는 이에 변협과 여러 차례 접촉해서 서로의 관계를 정상화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세무사회 회장단이 발 벗고 나서 몇 년 전 세무사법 개정 당시부터 쌓여온 앙금을 푸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렇게 해서 세무사법은 잘 통과됐고 세무사의 업무영역도 제자리를 지키게 됐다. 그 과정에서 세무사회는 최선의 노력을 했고 최선의 결과를 얻어냈다.


논란이 많기는 하지만 변협의 통폐합 제안은 로스쿨 시행 이후 변호사수의 급증과 법률시장개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변호사업무를 다양한 전문분야로 확대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나왔다고 한다.


세무사업계로서는 일단 위기로 느껴지지만 이에 곧바로 대응하는 것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문제는 정부가 이를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앞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면 정부와 국회 및 관련단체와 협의 또는 협력을 통해 하나하나 풀어가야 한다.


극단적인 대응은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 일단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이런 문제에 가장 영향을 주는 것은 여론의 향배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세무사업계의 풍토는 ‘주변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 불문율처럼 되어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세무사 출신 국회의원인 백재현 민주당 의원이 “요즘 세무서장들은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싫어하는데 나가서 진솔한 얘기를 들어야 한다”고 주문한 적이 있다. 이 멘트 중 ‘세무서장’에다 ‘세무사’를 넣어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세무사는 아주 작은 세무회계 부분에 신경을 써야 때문에 정치나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풍토 때문에 이제 더 큰 손해를 볼지 모른다.


평소에는 별 신경 쓰지 않다가 문제가 생기면 ‘일단 대응’을 외치고 볼 일이 아니라 항상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와 정치 참여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세무사업계 전체의 위상이 더욱 커지고 고유 업무영역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500호(2009.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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