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규모 감세 정책이 실질적 혜택보다는 재정만 악화시킨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경제학회 등 48개 경제관련 학회들이 12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성균관대학교에서 공동진행하는 200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이런 내용의 논문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 교수는 11일 미리 공개한 논문에서 이명박 정부의 감세 혜택이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감세의 직접적인 혜택은 주로 대기업과 부유층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법인세의 경우 2007년 전체 법인의 0.1%인 324개 기업이 법인세 세수의 61%를 낸 것을 미뤄보면 법인세율 인하의 혜택은 주로 대기업에 돌아간다고 예상했다.
소득세는 총급여 2천만 원인 4인 가구의 세부담액이 4만 원 줄어드는 데 비해 총급여 1억 원인 가구는 99만 원이 줄게 돼 소득 수준이 5배인 가구의 소득세 감세 혜택이 25배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감세의 직접적 혜택이 대기업, 부유층에게 집중되더라도 이들의 투자 및 소비가 확대되면 경제 전체의 활력을 높일 것으로 주장하지만 그 효과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재정 지출 급증으로 재정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며 이를 피하고자 공기업을 팔아 세수를 마련할 가능성이 높지만 대우조선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는 공기업을 매각해 재정을 메우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명박 정부가 '실용'을 표방하지만 시장과 성장 만능주의에 사로잡힌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시장을 어느 정도 규제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금산분리 완화와 금융공기업 민영화 등 금융산업 육성책은 금융산업에 대한 일시적인 부양책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키우는 부작용이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규제 완화라는 명목으로 비정규직 고용기간 연장 등 비정규직 보호법안을 사용자에게 유리하게 바꾸려 하고 있으며, 공공 부문의 효율화와 개혁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민영화가 최선인지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은 단지 12%의 고용만 담당한다는 점에서 고용을 증대하고 폭넓은 기반을 갖춘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88%의 소득이 증가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강화시키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