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주성 전 국세청장에 대한 첫 공판이 17일 오후 서울서부지법에서 형사1부(김정학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이 전 청장은 프라임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시도하던 2005년 11월께 건설업자 K(50)씨의 소개로 만난 프라임그룹 백종헌 회장으로부터 "대우건설을 인수할 수 있도록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에 힘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청장은 또 2006년 2월께 시가 19억원 상당인 강남구 청담동 S아파트를 구입해 달라고 K씨에게 요구해 아파트를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K씨는 프라임그룹 백종헌 회장을 찾아가 "대우건설을 인수하도록 힘을 써주는 대가로 수십억원을 달라"며 그룹 계열사인 상호저축은행에서 20억원을 대출받아 아파트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판에서는 백 회장 등 2명을 상대로 증인심문만 4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백 회장은 "이 전 청장과 가깝게 지낸 건설업자 K씨가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업자금으로 20억원을 대출해줬다"며 "평소 격려도 해주고 한 이 전 청장이 고맙기도 하고 해서 이 전 청장을 '잘 모시라'는 의미에서 K씨에게 융자를 해줬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대해 "K씨는 이 전 청장에게 50억원 정도 사례를 해야 한다고 백 회장에게 말했고, 이에 백 회장은 상호저축은행을 통해 20억원을 대출해줬다"며 백 회장의 진술이 검찰 조사때와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심문에 앞서 이 전 청장이 K씨로부터 집에 비치할 음향기구와 가구를 받은 사실, 국세청 차장 시절 지인들에게 줄 명절 선물 값을 대납하게 한 사실, S오피스텔을 차명으로 등기한 사실 등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 측은 음향기기 등을 받은 것과 관련해 전부가 뇌물이 아니고 사용이익만 뇌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세차례의 명절 선물 값 대납 중 마지막 한차례만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청장에 대한 다음 공판은 3월 10일 오후 2시 406호 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