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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 본받자"…사랑의 바이러스 확산
[연합뉴스 2009-2-18]
장기기증ㆍ미혼모 자녀 입양 신청.문의 줄이어


 
"성인께서 큰 사랑을 베푸시고 떠나시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가톨릭계의 대표이자 한국 현대사에 인권과 민주화의 등불을 밝힌 김수환 추기경이 16일 선종(善終)한 가운데 고인의 향기로운 삶을 따라 사랑을 실천하려는 아름다운 마음들이 '바이러스'처럼 퍼지고 있다.

그가 세상을 떠나며 두 눈의 각막을 기증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장기기증 단체에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신청이 쇄도하고 있으며 사회복지 단체에도 관심 어린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17일 김 추기경이 초대 이사장을 지낸 사회복지 단체인 '한마음한몸 운동본부'에는 김 추기경의 선종 소식이 알려진 이후 후원 방법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

이 단체는 해외 원조와 백혈병어린이돕기, 장기 기증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하고 있다.

김 추기경은 1989년 한마음한몸 운동본부를 결성해 몸소 각막 기증을 신청했고 2006년에는 서울대교구 사제들과 함께 장기 기증까지 신청했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오늘만 4명이 직접 방문해 장기 기증 의사를 밝혔고 5명은 전화로 기증 의사를 밝혀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운동본부는 이날 저녁부터 장기기증 문의가 폭주할 것으로 보고 전 직원을 비상대기시켜 놓았다.

이와 함께 장기기증 운동 단체인 '사랑의장기 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평소 하루 평균 30명 내외인 장기기증 서명자가 이날 오후 7시 현재 100명 선을 훌쩍 넘어섰다.

이모(60)씨 부부는 이날 운동본부 측에 전화를 걸어 "평생 사랑을 베푸신 김수환 추기경이 장기기증까지 하고 떠나는 모습을 보고 장기기증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기증 신청자가 전통적으로 적었던 1∼2월 중 하루에 100명 이상이 장기기증을 희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게 운동본부 측의 설명이다.

이 단체 관계자는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소식 이후 과히 폭발적이라고 할 정도로 장기기증 신청이 폭주하고 있다"며 "내일부터는 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앞서 작년 1월 초 권투시합을 마친 뒤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숨진 최요삼 선수가 장기를 기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기기증 의사를 밝힌 신청자가 평소의 3∼5배 수준으로 늘어난 바 있다.

한 관계자는 "보통 장기기증을 신청하려면 회원 가입 후 인증서를 작성하고 세부 항목에 체크를 해야 하는데, 단순한 문의 전화가 아니라 이런 복잡한 절차를 거치는 회원 등록이 평소의 두세 배씩 뛰고 있어 놀랍다"라고 말했다.

운동본부는 김 추기경의 뜻을 기리고 장기기증 운동을 독려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김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하는 팝업창을 띄울 계획이다.

또 김 추기경이 직접 설립해 각별한 애정을 보였던 성북동의 미혼모 자녀 입양기관인 '성가정입양원'에도 이날 입양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입양원 관계자는 "입양 문의가 평소에는 많으면 일주일에 열 통 정도였는데 오늘은 하루에만 대여섯 통의 전화가 올 정도였다"며 "아무래도 추기경님의 선종 때문에 입양을 생각한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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