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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病須防再發
- 풍병은 재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

 

깍두기를 담그는 잘 익은 무는 속이 꽉 차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바람든 무’라고 하는 것은 속이 성기고 텅 빈 무를 말 합니다. 사람의 몸에 바람이 드는 것은 무에 바람이 든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그 사람의 몸이 바람든 무처럼 약해져 있기 때문에 風病이 생기는 것입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풍병은 기력이 약해진 50대 이후의 노인이 잘 걸리지만, 살찌고 기운이 부족한 젊은 사람들에 게도 생기곤 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中風의 증상을 시기에 따라 나누어 분류하고 있 습니다.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것을 卒中이라 하는데 이는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그 외에 입과 눈이 비뚤어지는 것, 한쪽 몸을 쓰지 못하는 것, 혀가 뻣뻣하여 말을 잘 하지 못하는 것, 입을 다물지 못하고 침을 흘리는 것, 한 쪽 팔다리만 마르고 잘 쓰지 못하는 것, 팔다리가 늘어지거나 오그라드는 것, 가래가 많아지는 것 등은 모두 쓰러진 뒤에 오는 증상들입니다.

 

물론 중풍이 가볍게 올 때는 갑작스럽게 쓰러지지 않더라도 현 기증이나 미식거림, 약간의 혼미함을 겪고 나서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는 바람이 적게 들었다고 하여 小中이라 합니다. 대부분의 환자와 보호자는 小中이 되어 가볍게 풍병이 왔든 卒中이 되어 쓰러졌든 일단 위급한 고비를 넘기고 나면 풍병을 일으킨 원인 자체보다는 말하기나 얼굴, 팔다리, 몸뚱아리에 생긴 위와 같은 증상 들을 빨리 없애고 싶어합니다. 때문에 한의사에게는 물리치료, 재활운동과 함께 팔다리에 침을 놔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중풍의 재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와 같은 후유증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재발을 막는 것입니다. 중풍은 바람든 무처럼 이미 몸이 허약해진 사람이 걸리는 병이기 때문에 재발할 확률이 높고, 재발했을 때에는 더욱 증상이 위중해지기 때문입니다. 동의보감 "풍병은 재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風病須防再發)”라고 하여 "풍병이 나았더라도 반드시 재발할 수 있으니, 다시 발병하면 더욱 위중해지므로 늘 藥을 먹어서 미리 막아야 한다. (風病須愈必再發, 再發則必重, 常須服藥以防之.)”고 하였습니다. 당장 말하고 팔다리를 움직이는게 불편하다고 마음을 졸이거나 무리 하게 물리치료, 재활운동을 시술한다면 기운이 떨어진 환자가 이겨 내질 못하여 쉽게 재발하게 됩니다. 아울러 정신적인 긴장과 감정의 격분이 중풍의 가장 큰 원인이므로 마음가짐을 편하게 하고, 배가 고픈듯 하더라도 음식을 적게 먹도록 하며, 지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재발을 막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약물요법을 기본으로 하여 침구치료를 통해 기운을 잘 조절하면 조금 늦는 것 같아도 오히려 여타의 후유증 역시 더 빨리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 현대한의원 원장(02-822-5111)

- (주)민족의학신문사 회장

- 한국민족문화협의회 수석부회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제 337호 (2002.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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