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일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를 발표했다.
OECD의 블랙리스트 발표는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런던에서 열린 금융정상회의에서 비협조적인 조세피난처를 파악해 규제하기로 합의한 직후에 나온 것이다.
OECD는 조세정보 교환에 관한 국제적인 기준을 준수하겠다는 어떤 약속도 하지 않고 있는 조세피난처를 대상으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블랙리스트에는 코스타리카, 말레이시아, 필리핀, 우루과이 등 4개국이 국제기준을 지키지 않는 국가로 분류됐다.
이어 벨기에, 브루나이, 칠레, 지브롤터, 리히텐슈타인, 룩셈부르크, 모나코, 싱가포르, 스위스, 바하마, 버뮤다, 케이맨섬 등 38개국은 현재 국제기준을 준수하지는 않고 있으나 향후 준수하겠다고 다짐한 '회색' 국가군으로 분류됐다.
반면 국제기준을 잘 이행하고 있는 국가로는 영국, 중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미국 등이 꼽혔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이날 웹사이트에 공개한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를 통해 우리는 국제 금융 시스템의 통합성과 투명성을 한층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총리는 G20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은행의 비밀주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밝혔었다.
이에 앞서 그동안 3대 조세피난처로 분류됐던 리히텐슈타인, 안도라, 모나코 등은 G20 정상회의를 앞둔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해 잇따라 OECD의 조세협력 기준을 준수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은행 비밀주의의 포기를 선언했었다.
한편, 스위스는 이날 자국을 '회색' 국가군에 포함시킨 리스트가 발표된 뒤 "분류 근거가 무엇이냐"며 반발했다.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한스 루돌프 메르츠 대통령 겸 연방 재무장관은 이런 절차에 유감을 표하고 있다"라면서 "스위스는 조세피난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새로 발표된 리스트는 어떤 근거로 이 같은 분류를 했는지 명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스위스는 항상 의무를 준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라고 덧붙였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지난 12일 수도 베른에서 각의를 연 뒤 국제적인 탈세사건 조사와 관련해 다른 나라들과 적극 협조하는 한편 앞으로 OECD의 기준을 준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