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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기자실] 국방·납세 의무를 지키는 시민들이 참 애국자

남 성 환
아시아투데이 대기자

 

      

 

국어사전에 따르면 애국자는 ‘자기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맞는 말이지만, 위의 사전 풀이는 너무 포괄적이라고 볼 수 있다.


 

물(水)에도 민물과 바닷물이 있고 민물 중에도 수돗물과 약수가 있듯이, 사랑(愛)에도 여러 종류의 사랑이 있는 만큼, 지나치게 광범위하다.


 

따라서 그것보다는 우리들이 통상 알고 있듯이, 김구선생이나 안중근 윤봉길의사처럼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그 같은 사랑을 지키기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한 분을 애국자라고 본다.


 

여기서 한국 사람들의 애국관은, 국가가 아니라 민족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미국과 같은 다민족 국가에서의 애국심에 더하여 단일 민족의 5000년 유구한 ‘민족사랑’이 더하여 진다는 뜻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애국자라는 말이 앞서 적시한 국어사전에서와 같이 매우 헤픈 쪽으로 갑자기 기울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정치권의 인식이다. 최근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지금은 누가 되든, 경제가 되도록 돈을 푸는 사람이 애국자고 선(善)”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7일 한·인도네시아 CEO 비즈니스 다이얼로그에 참석해 “기업인 여러분이야말로 애국자”라고 말했다. 세금을 내며 고용을 유지하는 것으로 국가 경제에 기여한다는 측면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기업인이 애국자가 되면 큰일 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애국하다가 기업이 망한다면 그는 자본주의 기업인으로서는 적격자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아이 낳는 것보다 더 큰 애국은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고 한다. 하긴 국회의원들은 저마다 선거철이 되면 입에 거품을 물고 애국애족을 부르짖는다.


그런가하면 최근 뉴라이트는 ‘대안교과서’에서 백범 김구선생에 대해 “한인(韓人) 애국 단을 조직하여 항일 테러활동을 시작하였다”고 소개했다. 그렇다면 김구 이봉창 윤봉길 의사 등 항일 독립투사들이 테러리스트라는 말이냐고 독립유공자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가히 애국이라는 숭고한 단어가 너무 경박하게 사용되는 나라에 갑자기 뚝 떨어진 것이나 아닌지 어리둥절해진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본주의 기업인들이 한국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애국자 소리를 듣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듣기를 원치도 않을 것 같다.


따라서 이들을 애국자라고 치켜세우는 것은 괜한 빈말이 되기 쉽다. “아이 낳는 것보다 더 큰 애국이 없다”는 말도 이상한 것은 마찬가지로 아직은 조국을 위해 섹스를 하고 애를 낳는 일이 보편화되기는 이른 감이 있다.
일부 정치인들이 자기 자신의 정치적인 야망을 위해 말로만 떠드는 애국론은 이제 누구에게나 신물이 난다.

 

애국은 옷깃을 경건히 여미고 받아들여야 하는 숭고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물론 애국자는 안중근의사나 윤봉길의사 그리고 더 멀리는 이순신장군처럼 위대하고 성인(聖人)의 반열에 오르신 선열들만을 지칭하는 말은 아니다.


금모으기 운동에 참여했던 수많은 시민들은 애국자다. 왜냐하면 시민들은 크든 작든 간에 자기 자신의 재물을 희생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애국에는 반드시 자기 자신의 희생이 전제되어야한다.


그러므로 병역의무를 다하며 평생 군대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한국 남자들은 애국자다. 납세의무를 이행하고 아깝다는 생각을 못하고 사는 많은 국민들도 애국자다.


참으로 이 땅의 억만(億萬) 선조들은 이처럼 조국을 사랑하며 금수강산을 지키면서 살아왔다. 로마보다도 강력했던 중국의 여러 나라들이 이 땅을 넘보지 못한 이유는 이와 같은 민초들의 애국심 때문이다.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506호 (2009.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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