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막후 실세로 알려져 있는 기업인이다.
대학 졸업 뒤 잠시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했던 천 회장은 1973년 동양철관공업이라는 철강회사 상무이사로 경제계에 투신한 후 여러 회사를 세우고 파는 수완을 발휘했고, 1982년 세중나모여행사의 전신인 세중여행사를 세워 지금의 기반을 닦았다.
고려대 61학번 동기동창인 천 회장과 이 대통령은 입학한 과는 달랐지만 학창 시절부터 가까이 지냈으며 특히 3공화국 초기 한일 국교정상화 반대 시위를 함께 한 '6ㆍ3 동지'로 끈끈한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7년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고대 교우회장이 된 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물밑에서 도왔으며 자기 예금을 담보로 이 대통령이 특별당비 30억원을 대출받아 낼 수 있게 하는 '지원사격'도 아끼지 않았다.
천 회장이 오랜 세월 물심양면으로 이 대통령을 도와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선을 전후로 천 회장이 이끄는 세중나모여행사는 '이명박 수혜주'로 분류돼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로 천 회장은 대통령의 첫 중국 방문길에 '중견 기업인' 자격으로 경제인 수행단에 포함됐고 세중나모여행사의 자회사인 이너블루가 칭하이성 규석 광산 개발권을 따내며 회사 주가는 다시 상한가를 쳤다.
천 회장은 현 정권 들어 승승장구했지만 대통령의 측근임을 내세워 포스코 회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야당이 제기하는 등 여러 의혹과 관련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같이 현 여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천 회장이 박 회장의 로비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유는 천 회장과 박 회장의 개인적 인연 때문.
부산이 고향인 천 회장과 밀양이 고향인 박 회장은 서로 가까운 지역 출신으로 원래는 천 회장의 동생과 박 회장이 친구 사이였다.
그런데 30여년 전 천 회장 동생이 갑자기 사망했고 박 회장이 장지까지 찾아와 "대신 제가 동생하겠습니다"라고 하면서 '의형제'를 맺고 이후 돈독한 사이로 지내왔다는 것이다.
이후 천 회장과 박 회장은 레슬링협회장과 부회장으로 함께 일했고, 박 회장은 2006년 농협으로부터 휴켐스를 인후한 후 천 회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한편 천 회장과 한상률 전 국세청장, 임채진 검찰총장이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인 '4T CEO'의 동문인 것으로 드러나 이들의 인연이 새삼 주목받기도 했다.
이들 세 명은 작년 1월30일 최고경영자과정 총동창회 신년교례식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함께 '자랑스러운 교우'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