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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률 前국세청장 귀국할까
[연합뉴스 2009-05-11]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미국에 체류 중인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귀국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전 청장이 천 회장을 둘러싼 '박연차 구명 로비'의 실체를 밝힐 열쇠를 쥔 핵심 인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 의혹은 지난해 8월께 박 회장의 태광실업이 국세청의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게 되자 이를 무마하려 천 회장이 여권 고위 인사를 향한 로비에 앞장섰다는 게 큰 줄거리다.

 

세무조사를 진두지휘하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 바로 한 전 청장인 만큼 천 회장이 실제 로비를 했다면 최고 책임자인 한 전 청장이 최우선 대상이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대검 중수부가 천 회장 수사에 착수하자 마자 세무조사를 맡았던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압수수색한 것도 이런 시나리오에서다.

 

천 회장의 청탁 또는 외압으로 세무조사의 강도가 약해졌는지, 상부 보고 과정에서 내용이 빠지지 않았는지, 아니면 외압은 있었지만 '실패한 로비'였는지 밝힐 수 있는 주인공이 바로 한 전 청장이다.

 

한 전 청장은 천 회장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을 함께 밟았고 박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세무서장의 공직 후배여서 공식.비공식 루트로 어떤 식으로든 부탁을 받았을 것이라는 구도도 그럴 듯하게 짜여진 상황이다.

 

대검 중수부는 10일에도 한 전 청장의 소환조사를 염두에 두고 그와 연락을 취해 귀국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며 다소 '느긋한' 반응을 보였다.

 

수사 필요성이 있으면 언제라도 한 전 청장이 협조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혹의 눈길이 자신에게 점점 집중되는 상황에서 한 전 청장의 귀국 여부는 대검의 예상과는 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전 청장은 이번 의혹 외에도 전군표 전 국세청장으로부터 '그림 로비'를 받고 지난해 말 여권 실세와 골프 회동을 했다는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의 수사를 받고 있다.

 

다시 말해 한 전 청장이 언제든 피의자 신분이 될 수 있어 그의 귀국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아직 한 전 청장과 연락을 취한 적은 없고 이 의혹이 수사를 할 만한 사안인지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한 전 청장은 그림 로비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1월16일 자진 사퇴한 뒤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는 시점인 3월15일 미국으로 건너갔다.

 

야권에서 한 전 청장의 도미(渡美)가 현 여권 핵심부를 보호하려는 '기획출국'이라고 비난한 것도 이런 미묘한 정황 때문이었다.

 

또 일각에선 한 전 청장의 귀국길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치적 역학관계에 달렸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까지 번져간 박 회장의 금품 로비 의혹 수사가 한 전 청장 재임 당시의 세무조사로 시작됐지만 검찰과 국민의 의심어린 시선은 부메랑이 돼 그에게 다시 꽂히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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