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가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 주말께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재소환할 예정인 가운데 그가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전 수석은 지난해 7∼11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세무조사를 받을 때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박 전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국세청장과 함께 세무조사 무마 대책회의를 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검찰은 당시 박 전 회장과 김 전 청장, 천 회장 등 회의 당사자는 물론이고 회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폭넓은 조사를 벌여 당시 대책회의 상황을 재연할 수 있을 정도로 사실관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수석의 경우 대책회의에 참석한 적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20일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이 전 수석이 대책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확인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이 20년 지기인 박 전 회장을 위해 법률자문을 해주며 외곽 지원을 해줬을 수는 있지만 직접 '소방수'로 나서지는 않았다는 것.
그러나 이 전 수석이 2008년 이명박 정부 첫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다는 점 때문에 현 정권 핵심인사 등을 상대로 '구명운동'을 벌였을 것이라는 의구심은 가시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이 전 수석의 통화내역을 확보해 조사하는 한편 자금 흐름을 추적했으나 지금까지 로비를 벌인 흔적을 포착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은 '살아있는 권력'이라는 천 회장의 지원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이 전 수석을 통할 필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아울러 세무조사 무마 로비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도 이번 대책회의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박 전 회장의 '오른팔'인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이 추 전 비서관을 통해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과 정두언 의원에게 전화를 걸게 했다가 거절당했다는 것이다.
박 전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이 점점 그 실체를 드러내는 가운데 검찰이 최종적으로 어떤 그림을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