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공 탁
서울지방세무사회
조세제도연구위원장
1. 용을 그리려다 비늘만 그려
법제처의 대문에는 ‘입춘대길’이란 방(榜) 대신에 ‘以法爲人’이라는 방이 붙어있다. ‘법은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가 2006.1.1 시행한 (취,등록세의)부동산실거래가 신고제를 두고 2007.2.2 자 매일신문은 이렇게 쓰고 있다. “정부가 모든 부동산에 대하여 실거래가로 신고하도록 법을 바꾼 것은 엄청난 사건이다. 유사이래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에 관한한 단일가격이 한번도 없었다. 계약서쓸때 따로, 신고할때 따로, 대출받을때 따로라는 관행이 반만년 역사를 이어 왔다.” ‘以法爲人’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동안 부동산투기와 탈세의 원인이 된 이중계약서 작성을 막기 위하여 “부동사중개업법”을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거래신고에 관한 법률”로 고치고 거래당사자(또는 중개업자)가 매매계약서를 작성 한때에는 실지거래로 신고하도록 한것(법 제27조)은 지방세도 국세기본법 제14조의 실질과세의 원칙을 도입한 “엄청난 사건”이고 “이 법을 해석 적용할 때에는 과세의 형평과 당해조항의 합목적성에 비추어 납세자의 재산권이 부당하게 침해 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한 국세기본법 제18조의 [(세법)해석의 기준]을 지방세법 제1조의2가 이미 가져온 터라 후진국형조세에서 선진국형 조세로 다가섰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이 시스템을 도입한 3년의 운영실태를 보면 거의 달라진게 없다.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과세표준산정의 기본규정인 지방세법제111조 제1항 및 제2항이 시가표준액에 미달하는 ‘사실상의 취득가격’을 인정하지 않고 이를 인정하는 경우를 동조 제5항에서 ①국가·지방자치단체로 부터의 취득 ②수입 ③판결,법인장부중 대통령령이 인정하는 것 ④공매에 의한 취득으로 한정한데다 신문이 엄청난 사건으로 본 2005.12.31 신설된 제5호 가 너무 허술하기 때문이다. 즉 동 제5화 규정한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27조의 규정에 의한 신고서를 제출하여 동법 제28조에 의하여 검증이 이루어진 취득”된 경우에는 사실상의 취득가격에 의하여 과세표준을 산정하나 지난 3년동안 이 검증에서 “적격”으로 판정된 사례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용을 그리려다 용의 비늘만 그린 격이 되었다는 것이다. 다음에서 실태와 문제점을 살펴본다.
2. 이의신청, 그 기각의 사유
-. 사례 : 아파트상가를 매매금액 350천원에 매입한후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거래신고에 관한법률(이하 “법”이라 함)”제27조에 따라 실지거래가액 350천원으로 취득세신고를 하였는데 관할구청은 이 금액이 시가표준액 375,000천원에 미달한다 하여 그 차액 25,000천원에 대한 취득세와 지방교육세를 고지하자 납세자가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었다.
-. 기각의 사유 : ①취득세는 취득당시의 과세물건의 가치를 과세표준으로 하여 세금을 부과하는 조세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거래가격·신축가격등 객관적인 가치를 기준으로 시가를 적절히 반영, 산정하는 한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하는 것은 실질적인 조세공평과 조세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② “법”제28조에서 신고가격의 검증대상을 주택 과 토지에 한정하고 그 이외의 근린생활시설(일반건축물)에 대하여는 검증장치가 없으므로 이에 대해 실거래취득가액을 적용할 수 없다.
3. 기각사유에서 본 조세공평, 조세정의의 문제
취득세의 과세표준을 시가표준에 의함이 타당하다는 논거를 위 제5호가 도입되기전의 판례에서 보면 “취득세는 취득자가 물건을 사용·수익·처분 함으로써 얻을수 있는 이익에 부과하는 조세가 아니라 취득행위가 이루어 진 경우 취득당시의 과세물건의 가치에 대하여 세금을 부과하는 조세이므로 그 과세표준을 위하여 실제로 지출한 금액이 아니고 취득재산의 객관적인 가치를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하고, 시가표준액이 재산의 객관적가치, 즉 시가를 적절히 반영하는 한, 신고가액이 시가표준에 미달한는 때에는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보도록 한 것은 집행과정에 개재될 수 있는 부정을 배제 하고 실질적인 조세부담의 공평과 조세정의를 실현하는 규정(헌재99헌가2.1999.12.13)”이라주장한다.
그러나 첫째, ‘재산의 객관적 가치’란 무엇인가.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매매가액보다 더 객관적인 가치가 어디 있는가?
공평(평등)은 자유와 함께 국민주권주의 헌법에 의하여 선언되고 보장한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의 지주이다. 그러므로 조세의 부담은 국민들사이에 공평하게 배분되도록 입법 되어야 하고 (입법상의 공평) 세법의 적용에 있어서는 평등하게 취급되어야 한다.(해석적용상의 공평)
그런데 세법은 위와같은 조세평등주의의 실현수단으로 실질과세의 원칙을 채용하고 있다. 실질과세원칙은 개인적 가치 또는 기타 특별한사정(거래사정)과 같은 객관적기준에 의한 차등이 있을 경우에는 그에 따른 합리적차별을 하는 것이 정의이며 이는 공동사회안에서 공공생활을 규율하는 질서의 근본이념이다. 실질과세원칙은 세법의 해석.적용과정에서 조세평등주의의 법원리가 생동하고 있는 모습이며 조세체계의 형성을 위한 가징 근본적인 기준이다. 따라서 시가표준액에 미달신고〓허위신고라는 등식을 전제로한 법 제111조 제2항은 행정편의주의에 다름 아니며 오히려 조세공평과 조세정의에 반한다.
둘째, 집행과정에서 부정이 개재될 소지가 있으므로 시가표준액으로 하는 것이 조세부담의 공평과 정의가 실현된다고 하는 발상도 후진국적발상이다.
이중계약서를 작성하면 3배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법제51조 제3항) 거래당사자가 (중개업자에게)거짓신고를 하게하면 500만원이하의 과태료(동조 제2항), 중개업자가 이중계약서를 작성하면 등록 취소나 6월이내의 자격정지(법 제36조,38조2항)를 하면 된다. 그러므로 이를 적용할 수 있는 신고내용에 탈루나 오류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납세자가 성실하며 납세자가 제출한 신고서등이 진실 한 것으로 추정하여야 할 것이다.(국세기본법 제81조의 3의 법리) 따라서 시가표준액으로 과세표준계산을 계산하지 아니하면 부정이 개재될 소지가 있으므로 시가표준액으로 하는 것이 조세부담이 공평해지고 조세정의가 실현 된다고 보는 것은 후진국형발상이다.
4. ‘검증’제의 운용실태와 문제점
-.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거래신고에 관한법률(이하 “법”이라 함)”제28조에 의하면 거래당사자 및 중개업자가 거래신고서를 제출하면 국토해양부장관은 부동산거래가격검증체계를 구축·운영하도록 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이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은 한국감정원의 감정가격,공시가격과 거래가격, 경.공매가격, 국민은행시세표등을 종합하여 판정하는 시스템이며 이 시스템에 의하여 거래신고서에 대하여 ‘적정·부적정·판정보류 또는 판정불가’로 구분(판정)한다.
그런데 그동안의 운용실태를 보면 위에서 본바와 같이 시가표준액에 미달하는 실거래신고에 대하여 “적정”판정을 한 사례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근본적인 문제점은 현행의 검증시스템은 주택 및 토지의 검증시스템만 구축되어 있을뿐 주택 및 토지 이외의 근린생활시설등 일반건축물의 경우에는 검증시스템자체가 구축되어 있지 않다는데 있고 이로인해 일반건축물의 경우에는 사실상의 취득가격인정이 제도적으로 봉쇄되어 어떤 납세자군과 다른 납세자군사이에 공평한 균형을 유지 함으로써 높은 수준의 객관성과 지지성을 유지하여야 하는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 내지 불평등취급금지원칙이 깨어짐으로서 조세평등주의를 위배 하고 있다. 행정기술상 일반건축물에 대하여는 검증기준 마련이 어렵다하나 정부의 책임을 납세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데 위헌의 소지가 있다.
5. 결론
법은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조세평등주의는 헌법질서의 근본이 되고 있는 평등의 원칙 내지 불평등 취급금지원칙을 끌어안는 민주국가의 핵심가치다. 이러한 가치가 무너지고 행정편의주의로 조세체계가 운영된다면 조세체계의 근본이 무너지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일반법률의 지층을 이루는 보편성 즉 세법에 고유하는 법원칙인 실질과세의 원칙에서 벗어난 지방세법 제111조(등록세 130조)는 선진국형 조세라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지방세법 제111조 제2항 단서의 “…그 신고가액이 … 시가표준액에 미달하는 때에는 그 시가표준액에 의한다”는 규정은 재검토 되어야 한다.
국세의 경우, 양도가액산정을 기준시가로 원칙으로 하던 2006.1.1 이전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세무사신문 제509호(2009.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