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감기가 들면 해열제와 항생제를 써서 치료하려 해도 어떤 사람들은 이 약을 써서 낫지만 어떤 사람들은 나을 기미를 보이지 않거나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이는 병의 잎만 보고 뿌리를 보지 않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기침과 인통(咽痛)이 있지만 이것이 단순히 밖의 나쁜기운(邪氣)에 의하여 나타난 것인지, 아니면 오장육부(五臟六腑)의 허실(虛實)로 나타났는지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의학에 ‘동병이치(同病異治)’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비록 병은 같은 양상의 증상을 보이더라도 치료는 달리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똑같은 두통(頭痛)으로 고생하더라도 모두가 진통제를 써서 치료하는 것은 아니라 사람들마다 나타나는 구체적인 증상을 잘 구분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머리에 뭔가를 뒤집어 쓴 것 같으면서 두통이 오기도 하며, 머리를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콕콕 쑤시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머릿속이 멍하게 찌르는 것처럼 콕콕 쑤시기도 하고, 그런가 하면 머리속이 멍하게 울리면서 아픈 경우도 있고, 어질어질 어지러운듯하면서 두통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두통의 양상으로도 병의 원인이 나누어지므로 주의 깊게 살펴는 것이 중요하다.
한번은 부모 손에 이끌려 온 발목을 삔 어린 환자가 있었는데, 그 부모가 “선생님! 우리 애는 발목이 바깥으로 자주 삐네요!”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지나가는 경락이 담경(膽經)임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에 잠을 잘 못자고, 꿈을 많이 꾸고, 겁이 많고, 자주 놀라는 증상이 있는 등 담병(膽病)과 관련된 증상을 확인하고는 그 환자의 부모님한테 “이 어린 친구가 발목을 자주 삐는 것은 발목이 약해서가 아니라 담(膽)이 허하고 그래서 담경(膽經)의 흐름이 좋지 않아 발목을 자주 삐는 것입니다”라고 설명을 드리고 담병(膽病)을 치료한 경우가 있었다. 비록 호소되는 증상은 다르다 할지라도 원인이 같다면 같은 치료를 하는 것(異病同治)이 또 다른 한의학의 묘미인 것이다.
동병이치(同病異治)와 이병동치(異病同治)는 나무의 잎을 보고 치료하는 것이 아닌 잎을 통해 뿌리의 상태를 보고 치료하는 한의학의 정통적인 치료방법인 것이며, 이러한 원칙은 근본의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해법을 제시해 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본인과 가족에게 나타나는 증상들을 본다면 보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 기초석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성산한의원 김종흘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