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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3277]
[국세청기자실]죄악세(Sin Tax) 논란

 

 

        김 진 영
    조세일보 기자


본격적인 더위를 앞두고 뜬금없는 ‘죄악세(Sin Tax)’ 논란이 한창이다.

죄악세.


실제 내용도 그렇지만 단어 자체가 주는 심리적 위압감이 상당하다.


죄악세는 술, 담배 등과 같은 사회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품 등에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조세정책. 현재 일부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과 담배는 타인에게 피해를 줄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은 보편적 사실이다.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시킨다는 것이다. 정확한 측정은 불가능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술, 담배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5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같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에 대한 정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술, 담배 이용자에게 높은 세금을 매긴다는 것이 바로 죄악세의 ‘작동원리’다.


죄악세 도입을 검토 중인 정부도 같은 명분으로 술, 담배에 대한 세금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들 품목에 높은 세금을 매겨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면, 소비가 줄어 국민들의 건강까지 증진시킬 수 있다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논리.


세금정책을 통해 국민 건강까지도 챙기겠다는 정부의 주장이 일견 대견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세금인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완충하기 위한 보기 좋은 포장지에 불과해 보인다.

 

왜 그럴까.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재정여건 등을 종합해 보면 어느 정도 추론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의 대대적인 감세정책(부자감세 논란이 한창이다)으로 인해 2012년까지 수 십 조원의 세수 감소가 예고되는 등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를 전제로 풀어가 보자.


대규모 재정적자가 예상되는 상황, 빚을(국채발행) 내서 구멍 난 재정을 메우는 것도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재정적자 폭을 줄일 수 있는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재정확보책 중 가장 확실한 방법은 ‘증세’다.


다만 새로운 세목신설은 반발력이 상당하다는 측면에서 관철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을 정부는 잘 알고 있다. 이에 반해 기존 과세품목에 대한 세율을 높이는 것은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아울러 간접세인 소비세 과세품목에 대한 세율 조정은 소득세 등 직접세의 그것보다 국민들의 납세저항력이 덜하다는 것도 정부는 이미 오래 전 경험칙으로 체득한 상태다. 술과 담배에 대한 세금인상은 그럴싸한 ‘명분’도 있다.


이쯤 되면 사회적 비용 축소, 국민건강 증진 등을 운운하며 술, 담배에 대한 세금인상 필요성을 역설하는 정부의 의도가 무엇인지 보일 것이라 여겨진다. “술과 담배의 소비를 줄여, 국민 건강을 증진 시키겠다”는 정부의 논리는 “이를 통해 재정적자를 메우겠다”, 는 뜻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논란거리가 존재한다.


술과 담배는 소수의 부유층이 아닌 대다수 중산·서민층의 소비가 더 많다. 이를 감안하면 술, 담배 주력 소비자인 중산·서민의 세금고통지수가 상대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는 법인세, 상속세 등 인하를 추진하면서 감세정책의 열매가 중산·서민층에 되돌아간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정부의 대규모 감세정책으로 중산·서민층이 어떤 혜택을 받았는지에 대한 실증은 전무하고, 증명조차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중산·서민층에 대한 증세를 추진하면서 정부는 애꿎은 국민건강을 볼모로 삼고 있다.


조세정책이 국민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기 위해서는 명분도 명분이지만 적절한 시기도 중요하다. 명분 없는 조세정책, 시기가 부적절한 조세정책은 정책소비자인 국민들을 짜증나게 만든다.


가뜩이나 경기불황에 국민들은 숨이 벅찰 정도다. 이런 시기에 정부가 술, 담배 세금 인상을 거론하는 것이 과연 국민들의 건강을 위한 것인지, 국민들의 ‘정신건강’을 더욱 해치자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문제다.

 

담배와 관련한 과거사 한 토막.


16세기 영국의 왕 제임스 1세와 찰스 1세는 담배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했다. 이들이 담배에 고율의 세금을 부과한 것은 요즘과 같은 이유에서가 아니었다. 그저 담배가 싫었기 때문이다. 특히 찰스 1세의 담배를 포함한 무리한 과세정책은 독재자 올리버 크롬웰의 청교도 혁명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국민들의 고혈(膏血)위에 위태롭게 서 있던 정권은 찰스 1세의 처형과 함께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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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512호(2009.7.16)

 [조회: 3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