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 종 일
세정신문 기자
양도세와 종부세 완화 등 정부가 고수해 온 감세정책 기조가 급격한 재정악화의 여파로 조세수입 증대안이 추진되면서 감세정책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정부는 이중과세 논란속에 다주택자의 전세소득에 대한 소득세 부과 방침을 세웠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면서 세수부족을 충당하고 월세소득에만 부과하던 소득세를 전세소득에도 부과해 조세형평성을 제고하겠다는 논리지만, 지출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방안으로 조세수입을 늘리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부는 우선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3주택 이상 보유자이면서 전세금 합계가 3억원 이상인 경우를 과세대상으로 하기로 하고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다.
이들 3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 임대소득세 부과는 이중과세 등을 고려해 전세보증금의 50~60%에 일정 소득세율을 곱해 산정하는 방식이 유력하며, 전세보증금이 1억원이면 금액의 60%인 6천만원에 정기예금이자율(3~4%)을 곱해 나온 180만원에 대해 세금을 물리는 방식이다.
이 같은 정부의 방침은 현재 2주택 이상 보유자(9억원 이상 고가주택 1주택 포함)의 월세수입에 과세하는 것과 맞춰 전세보증금에 대한 과세도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행초기인 점, 월세와 달리 전세보증금의 경우 부채의 성격이 있는 점, 세부담 급증 및 세부담 전가 문제 등을 고려하고, 일시적 사정에 따라 2주택까지는 보유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상가와 달리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만 과세하자는 논리다.
또한 과세최저한을 설정함으로써 지방의 주택 임대자나 생계형·서민형 임대자는 세부담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전세보증금 과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부동산업에서는 전세보증금에 과세가 된다면 그 부담은 결국 세입자의 몫이 될 가능성이 너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과세대상을 3가구 이상 3억 원이상으로 정할 경우 집주인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 버릴 것이며 세입자와 합의하에 계약서를 3억 원 아래로 이중계약을 해서 과세를 피해갈 수도 있어 탈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전세보증금을 받아 또 다른 집을 사는 사람들은 극히 일부이며, 대다수의 집주인은 전세금을 은행에 넣어 두거나 생활자금으로 사용하는데 이 경우 은행에 맡겨진 전세금 이자에도 소득세가 붙기 때문에 전세보증금 과세는 중복과세의 시빗거리에 휘말릴 수 있어, 위헌의 소지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전세 임대소득세 부과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임대보증금을 가지고 투자 등을 했을 경우 실제 얼마나 실익이 있을 지 의문이며, 전세보증금에 과세를 해서 얻을 수 있는 세수확보도 미미할 것으로 보여 실효성 문제와 더불어 오히려 임대소득세 부과로 인한 사회적 비용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주택 전세보증금에 과세할 경우 세입자의 이전과세, 이자소득에 대한 이중과세 문제 등이 해결해야할 과제라는 것이다.
결국 전세보증금에 대한 과세는 부채 성격의 전세보증금에 대한 세금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돼 서민생활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즉 전세는 결국 돌려줘야 할 돈이라는 지적과 더불어 전세보증금의 투자에 따른 과세 또한 이중과세 논란을 불러올 수 있어 제도시행에 앞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일련의 정부의 조세정책을 보면 감세 기조로 세제 정책을 밀어붙이다가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조세수입확대를 통해 재정을 확충하려는 인상을 지울수 없다. 이는 부자감세라는 비판을 받아온 정책기조가 서민증세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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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신문 제513호(200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