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제조업 성장률이 급등하면서 경제 성장을 견인했지만, 전분기 급격한 침체로 말미암은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편이다.
이에 따라 3분기에는 제조업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전체 경제 성장세도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재정 지출 감소와 세계적인 수요 둔화 등으로 3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 제조업 고성장은 기저효과
2분기 제조업 성장률이 3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질기준 제조업의 성장률(계절조정)은 작년 2분기 1.7%에서 3분기에는 0.1%로 둔화했고 4분기에는 -11.9%로 추락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3.4%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건설업은 작년 4분기 -4.2%로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탓에 올해 1분기에는 5.9% 상승했지만 2분기에는 제조업과 달리 -1.0%로 뒷걸음질쳤다.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정부의 내수 부양책도 1분기 제조업의 두드러진 성장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자동차 세제 혜택과 노후차량 교체가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린 효과는 전분기 대비 0.8% 포인트에 이른 것으로 분석했다.
대(對) 중국 수출 호조와 빠른 재고 조정 등도 제조업 성장에 기여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2분기 제조업 성장률이 전기 대비로 큰 폭 상승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 -7.9%를 기록한 것을 보면 전분기 실적 악화에 따른 기저효과인 것 같다"며 "재고 소진 과정과 자동차 등에 대한 재정지원 역시 제조업 성장률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경제 여전히 2년전 수준
경제는 여전히 2년 전으로 후퇴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2분기의 실질기준 국내총생산(계절조정)은 241조3천494억 원으로 전분기의 235조8천536억 원보다 2.3% 증가했으나 여전히 2007년 3분기 수준(240조8천86억원)에 불과하다.
전기비 기준으로 작년 4분기에 5.1%나 떨어진 뒤 지난 1분기에는 0.1%로 거의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2분기의 2.3% 성장으로는 본궤도에 크게 못미칠 수밖에 없다.
제조업 GDP도 지난 2분기에 60조7천807억 원으로 2년 전인 2007년 2분기의 61조1천12억 원에도 미달한 상태다.
제조업 GDP는 지난 1분기에 56조1천501억 원으로, 피크였던 작년 3분기의 66조129억 원에 비해 14.9%나 추락했다. 따라서 지난 2분기에 8.2%의 성장으로는 절반 수준을 회복하는데 그쳤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제가 2분기에 비교적 높게 올라왔으나 본궤도에 이르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3분기 마이너스 성장 우려
2분기 경제 성장이 제조업의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어서 3분기 경제 사정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성장세는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세가 둔화하는 이유로는 2분기 급반등에 따른 기저효과와 재정 지출의 축소, 수요 부진 지속 등을 꼽았다.
한국경제연구원 조경엽 경제연구본부장은 "3분기 제조업 성장률은 전기 대비 2~3%로 내려갈 것"이라면서도 "3분기와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모두 0.3~0.4%로 플러스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 본부장은 "지금 같은 정책 기조가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3분기에는 전기 대비 1% 안팎의 성장률로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연구원 장민 거시경제연구실장은 "3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로 전망하고 있으며,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도 "2분기에 예상보다 많이 올랐고, 주변 환경이 좋다고만 할 수 없다"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본격 성장은 내년 이후
전문가들은 경제가 올해 하반기 이후 완만하게 성장하고 내년에는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선임연구위원은 "하반기에 전기 대비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며 더블 딥에 빠질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유 본부장도 "작년 4분기가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로도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조 본부장은 "내년에는 성장률이 올라가겠지만, 잠재성장률에는 못 미치는 3%대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경제연구실장도 "앞으로는 수요가 확대돼야 생산이 이루어질 것이므로 하반기 성장률은 둔화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고 있으므로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 초까지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왔다.
금융연구원의 장민 실장은 "세계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는 가 봐야 본격 회복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