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뇨(血尿)라는 것은 오줌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말합니다. 눈으로 보기에 소변 색에 이상(異常)이 없을지라도 소변검사를 통 하여 혈액의 성분이 소변에 섞여 나오면 혈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소변을 보기가 힘들다던지, 자주 오줌을 누고 싶다던지, 배뇨 때 고통을 느낀다던지 하는 증상을 함께 갖고 있습니다. 같은 혈뇨라도 배뇨(排尿) 때의 상태에 따라 발병 부위를 짐작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배뇨 시에 처음과 마지막에 피가 나오는 것은 요도(尿道)의 병으로, 처음부터 지속적으로 혈뇨가 나오는 것 은 신장(腎臟)과 방광(膀胱)에 병으로 간주합니다. 급성혈뇨는 갑자기 요혈(尿血)이 선홍색(鮮紅色)을 띠고 얼굴이 화끈거리며 가슴이 답답해지거나 입이 마르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출혈(出血)이 많을 때에는 배뇨장애와 함께 피로하고 허리가 아프 거나 어지러움증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만성혈뇨는 대개 출혈량이 적으므로 오줌색깔이 담홍색, 혹은 황 갈색을 띠며 때로는 색깔이 나타나지 않기도 합니다. 얼굴이 누렇 게 뜨거나 허리에서 등줄기까지 무지근하게 아프거나, 심하면 오심 (惡心), 구역(嘔逆) 등의 증상도 나타납니다.
「동의보감」에는“혈뇨는 열에 속한다. (水液混濁皆屬於熱)”라 고 하여 혈뇨의 주된 원인을 열(熱)이라 보았습니다. 때문에 신장, 방광 및 소장의 실열(實熱)이나 정력이 약해져서 생기는 허열(虛熱) 을 주원인으로 봅니다. 일반적으로 젊은 사람들에게는 실열(實熱)의 작용으로, 노장년층에서는 신허성(腎虛性)으로 인한 허열(虛熱)로 많이 나타납니다. 실열일 경우는 신장, 방광열, 소장의 열을 청열 (淸熱), 이뇨(利尿)시킵니다. 허열인 경우는 정력(精力)이 떨어졌 다는 뜻이므로 보신(補腎), 보음(補陰), 이수(利水)하여 치료합니다.
눈에 보이는 혈뇨는 환자 스스로가 느끼고 한의사를 방문하여 적 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 그러한 혈뇨는 몸이 피곤하고 신경을 많이 쓰는 경우에 나타나 기도 하므로 안정만 취하면 금새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고 소변검사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 혈뇨는 환자 스스로가 조심하지 않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특히 혈뇨 자체가 질환이라기 보다는 더욱 심각한 내부 장기의 병 변을 알려주는 표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몸이 피곤하거나 소변이 시원치 않거나 허리가 묵직하고 아프거나 아래배가 편치 않 는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는 전문가에게 의뢰해야 합니다. 혈뇨는 몸에 열이 발생하여 생기는 것이므로 열을 조장하는 술, 담배, 커피, 인스턴트 식품,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 닭고기 등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신진대사를 활발히 할 수 있는 가벼운 산책 등의 적당한 운동과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해줄 수 있는 적절한 휴식 이 필요합니다. 물을 적절히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현대한의원 원장
- (주)민족의학신문사 회장
- 한국민족문화협의회 수석부회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제 331호 (2001.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