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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3071]
[국세청기자실] “부자증세, 서민감세라고?”

 

임 미 현
CBS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잇따라 발표된 여론 조사 결과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45% 내외, 일부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50%를 훌쩍 뛰어 넘기도 했다.


불과 두 달 전에 비해 15% 포인트나 올랐고 1년전 10% 대에 머물렀던 것과는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감소하고 있는 게 눈에 띈다. 조사 기관마다 편차가 있긴 하지만 50%대의 지지율은 분명 이 대통령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국가적으로도 긍정적인 일이다.


지지율 상승의 원인으로는 경기 회복의 영향과 야권 대안 부재 등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하지만 가파른 상승세의 일등 공신은 무엇보다 ‘친서민 중도실용’ 노선으로의 전환이다. 수도권, 30∼40대, 중산층의 지지율 변화가 이를 설명해준다.


지난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 만들겠다”며 친서민 정책을 국정 기조로 내세운 이후 이명박 대통령은 수시로 서민생활 현장을 찾았다. 정부는 ‘보금자리주택’, ‘희망근로’,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 ‘미소금융’ 등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서민 코드’는 자녀 교육에 등골이 휘고 전세 값 급등에서 속수무책이었던 서민들에게 어느 정도 위로를 주었고 기대도 갖게 했다.


그러나 ‘서민 올인’ 정책을 실제로 이끌어갈 ‘돈’ 문제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내년도 국세세입예산안에 따르면 국민 한사람이 내년에 내야할 세금은 453만원, 올해보다 19만원이나 늘어난다.


다행히 조세부담률은 올해 20.5%보다 줄어든 20.1%가 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을 감안하면 부담률은 올해와 별반 차이가 없다. 세금 문제에 있어서 정부는 결코 ‘서민적’이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받고 뒤로 빼앗기는 것 같아 기분은 더 좋지 않다.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재정 지출이 많았던 만큼 세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다. 미국의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정부는 예산 증액과 수퍼 추경을 편성하고 적극적인 재정 정책으로 경기 침체를 막는데 주력했다. 그 덕에 우리 경제는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다. 서민들의 삶에도 그만큼 여유가 생긴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친서민’으로 방향을 튼 정부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애써 ‘부자증세 서민감세’를 강조했지만 곱씹어볼수록 조세 부담은 서민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우선 대기업 등의 법인세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감소율이 15%에 달한다. 대표적인 부자들의 세금, 종합부동산세는 갈수록 유명무실해져 내년에도 올해보다 10% 이상 줄어든다. 이에 반해  ‘유리 지갑’인 봉급생활자의 근로소득세는 오히려 6% 정도 증가한다. 샐러리맨만 ‘봉’이 됐다.


정부는 여기에 대표적인 서민 상품인 장기주택마련저축(장마)에 까지 손을 댔다. 장마의 소득공제를 내년부터 없애겠다는 것이다. 이에 가입자들은 즉각 반발했고 국책연구기관까지도 서민층의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며 거들고 나섰다. 결국 정부는 친서민 정책에 역행한다는 비판 속에 허둥지둥 보완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부자증세’의 내용을 가만히 뜯어보면 부자들의 세 부담이 고스란히 서민에게 전가되는 모양새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전세보증금에 대해 소득세를 물릴 경우 가뜩이나 치솟고 있는 전세금 상승에 기름을 끼얹을 우려가 크다. 자동차운전학원이나 쌍꺼풀 수술에 10% 부가세를 부과한다면 이 역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정부의 고충도 말이 아닐 것이다. 정부 재정 건전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지만 경기도 살려야 한다. 감세는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었고 4대강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지지율을 끌어올린 친서민 모드를 수정하기도 어렵다.


잡아야 할 토끼가 너무 많다 보니 정부는 ‘절충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지만 정책 일관성이 떨어진다. 오히려 서민의 부담이 커진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짜증이 난다.

그 어느 때보다 조세정책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 그에 대응하는 분명한 원칙이 절실하다. 정부가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복원을 국정기조로 세운 만큼 그에 맞는 구체적인 정책들이 추진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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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517호(2009.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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