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가 되면 어린이나 노인는 물론 오랜 기침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의학의 해수(咳嗽)란 기침이 심한 것을 뜻 하는 해(咳)와 가래가 심한 것을 뜻하는 수(嗽)가 합쳐진 병명 입니다. 해수의 원인은 크게 감염에 해당하는 외감(外感)과 몸 속 장기의 불균형으로 인한 내상(內傷)으로 나눕니다. 최근에는 공기오염과 인스턴트 식품이 많아지면서 알레르기가 겹쳐 기침 이 심해져서 잘 낫지 않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에는“기침, 가래나 고혈압처럼 상기(上氣)되는 것 은 정력이 약해진 것이다. (咳嗽上氣出於腎虛)”라고 하였습니다. 우리 몸에서 신장(腎臟)은 정력(精力)을 말하는 것으로 기운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이 신장의 기능이 약해지면 곧 정력이 약해지고 기운을 내려보내지 못하므로 자꾸만 기침을 하 게 되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해수를 시간에 따라 나누고 원인을 구별하여 치 료합니다. 밤에 기침이 심해지는 야수(夜嗽)나 새벽 5시 정도에 기침이 심해진다는 오경해(五更咳)는 정력과 내분비 기능을 뜻하 는 음기(陰氣)가 부족해서 생깁니다. 이외에도 오전에 기침이 심 한 경우는 소화기의 열(熱)이 원인이고, 황혼 무렵부터 저녁에 심한 경우는 역시 정력을 담당하는 신장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생 긴 허화(虛火)가 원인입니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를 앓고 계시는 분들이 환절기나 겨울이 되면 오랫동안 기침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혈압은 그 근본 원인이 화(火)와 열(熱)입니다. 당뇨 역시 음기(陰氣)가 부 족한 가운데 생긴 화와 열이 원인입니다. 몸에 발생한 화는 자꾸 만 위로 올라가므로 해수가 잘 낫지 않게 됩니다. 이런 경우는 화수(火嗽), 울수(鬱嗽), 구수(久嗽)의 범주로 치료합니다. 치료는 약물치료를 위주로 하는데 가래를 없애고 수분과 진액 의 대사를 정상화하는 거담(祛痰), 기(氣)의 흐름을 순조롭게 하 여 기침을 가라앉히는 이기(利氣), 세번째로는 호흡기의 진액을 보충하고 폐의 기운을 올려주는 윤폐(潤肺)의 치료법과 아울러 늘상 신장(腎臟)의 기운을 고려합니다.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몸의 진액이 마르고 호흡기의 기능 을 떨어뜨려 폐렴, 결핵 등은 물론 불면, 목소리의 변형, 극심한 체력소모 등을 일으키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합니다. 해수를 예방하고 또 치료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무조건 담배를 끊어야 합니다. 둘째로 각 개인에 따라 알레르기를 만드는 환경 이나 음식을 피해야 합니다. 기온이 낮거나 먼지, 매연 등이 많 은 곳과 체질에 따라 닭고기, 계란, 돼지고기 및 차가운 음료수 등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력이 떨어지면 해수를 치료하기 어려워지므로 지나친 부부관계나 정신적인 과로를 줄여 야 합니다.
- 현대한의원 원장
- (주)민족의학신문사 회장
- 한국민족문화협의회 수석부회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제 329호 (2001.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