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는 13일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감세에 따른 효과와 2009년 세제개편안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정부의 세제개편이 부자감세의 전형이라며 철회를 촉구했지만 한나라당은 감세기조를 유지해 기업의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유인해야 한다고 맞섰다. 다만 여야는 소득세 등 일부 세제의 보완 필요성에 공감대를 표시해 향후 국회 법안심사 과정에서 수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소득세.임투세액 보완에 여야 공감대
소득세 최고구간을 신설하는 문제나 정부가 폐지입장을 밝힌 임시투자세액 공제 중 중소기업의 혜택은 남겨둬야 한다는 주장이 여야 모두에서 제기되고 정부도 국회의 심의결과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은 임투세액 공제폭을 단계적으로 줄이거나 법인세 인하를 유예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같은당 이혜훈 의원은 "폐지하더라도 중소기업 투자세액공제제도의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고, 같은 당 진수희 의원도 "산업별 영향을 분석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민주당 강봉균 의원은 "일자리를 만들려면 투자를 했을 때 세액을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임투 제도 존치를 촉구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임투 제도를 통한 세제혜택이 2007년 대기업은 1조4천억 원이고 중소기업은 2천700억 원 정도"라며 "국회에서 중소기업에 대해 별도 구제할 수 있는 부분만 논의해준다면 우리도 검토해보겠다"고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소득세 최고구간을 새로 신설하자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었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도 "고소득자 1억5천만 원 이상 구간을 하나 만들고 인적 공제 축소는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고,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도 최고구간을 만들자는 의견을 냈다.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양도세 예정신고 10% 세액공제를 없애기로 했는데 일관되게 유지해왔던 제도"라며 "공제한도 10%가 부담스럽다면 5%로 낮추자"고 제안했다.
윤 장관은 "법인세.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을 하나 만들자는 것을 포함해 양도세 신고세액 공제를 갑자기 없애는 문제점까지 국회에서 심도있는 논의가 있기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1가구3주택 이상자에 대한 전세보증금 과세시 전세가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고, 윤 장관은 "내년 부동산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과세 방침을 재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부자감세론'에는 양보없는 설전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 기조에 대한 여야 간 입장차는 확연했다. 야당은 '부자감세'로 몰아붙이면서 날을 세웠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금융위기 후 우리처럼 소득세와 법인세를 항구적으로 내린 나라는 없다"며 "부자감세만 철회해도 5년 간 20조 원의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는데 이를 시행하지 않고 서민정책을 한다고 하니까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과표 8천800만원 이하 중산서민층 1인당 감세액은 120만5천33원이지만 고소득층 감세액은 1인당 4천43만3천147원이어서 33배 많다"며 감세철회를 주장했다. 또 "중소기업 감세액은 8천억 원 줄었지만 대기업은 2천억 원 더 늘어났다"며 "친서민정책에서 중소기업 단어는 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소득세율과 법인세율 인하는 경쟁국보다 세부담을 높지 않게 해서 투자와 소비를 진작시킴으로써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진수희 의원도 "야당의 부자감세 주장은 과학적 근거보다는 종교적 신념과 비슷하다"며 "실증적 데이터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윤 장관은 "금융위기 이후 국제공조의 내용은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라며 "세율을 올린 나라도, 내린 나라도 있지만 세율을 낮추는 것이 추세"라고 반박했다.
정부의 중기 조세수입 전망치가 낙관론에 근거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정부가 2012년부터 5% 성장률을 상정했는데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장밋빛"이라며 "세수추계 역시 조세연구원보다 매년 3조~7조 원 가량 낙관적으로 전망했다"고 달성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