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16일 오후 폐막식을 끝으로 9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올해는 예산이 10억원 가량 늘어나면서 코스타 가브라스, 다리오 아르젠토를 비롯한 거장 감독과 명우 틸다 윈스턴, 조시 하트넷 등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스타가 많았다.
작품수도 70개국에서 역대 최다인 355편이 출품돼 그 어느 해보다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4회째를 맞은 아시아필름마켓(AFM) 또한 터를 잡아갔고, 관객과의 대화 등의 부대 행사도 성황을 이뤘다.
◇역대 최대 규모의 상영작 = 아시아, 미국, 유럽 등의 영화는 물론 아프리카 영화를 포함해 70개국에서 355편이 출품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세계에서 처음 소개되는 월드프리미어는 98편, 자국에서는 상영했지만 타국에서는 개봉하지 않은 인터네셔널 프리미어는 46편이다.
예산도 작년보다 10억원 늘어난 100억원 규모로 커졌다. '실탄'이 풍족해짐에 따라 작품수도 38편 늘어났고, 초청인사의 면모도 화려해졌다.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장 자크 베넥스 감독을 비롯해 정치영화의 거장 코스타 가브라스, 공포영화의 대부 다리오 아르젠토, '액스맨'의 브라이언 싱어, 홍콩의 조니 토, 대만의 차이밍량,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베트남 출신의 트란 안 훙 감독 등이 부산을 찾았다.
국내에도 인기가 있는 할리우드 스타 조시 하트넷, 연기파 배우 틸다 스윈튼은 한국을 처음 찾았다. 일본 최고의 스타 기무라 다쿠야, 대만의 인기 여배우 테리 콴, '데쓰노트'의 후지와라 타츠야 등 해외 연기자들의 방문도 영화제 내내 계속됐다.
◇성황 이룬 AFM 마켓 = 영화와 관련된 모든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인 AFM은 4회째를 맞이하면서 완전히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세계 영화 제작사나 배급사가 기성영화를 내다 파는 '세일즈 오피스'에서는 미국의 일레븐 아트와 러시아의 모스필름을 비롯해 모두 30개국에서 75개 업체가 참가해 열띤 마케팅 경쟁을 벌였다.
한국 업체들은 이를 통해 '워낭소리'와 '고사' 등 다수의 한국영화를 해외에 파는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세일즈 오피스는 전반적으로 약 200만 달러의 거래가 성사되면서 PIFF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프로젝트 단계에 있는 영화를 소개해 투자와 합작을 논의하는 부산프로모션플랜(PPP)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이명세 감독의 '청춘은 참혹하다' 등의 한국 영화가 소개됐다. 또한 아시아권을 대표하는 감독들의 작품 30편이 공개돼 주목을 끌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 PIFF는 이번 대회에서 경쟁부문인 '플래시 포워드' 상을 신설했다.
비아시아권의 잠룡들을 발굴함으로써 부산국제영화제를 세계적 영화제로 키우기 위해서다. 기존의 경쟁부문은 아시아 신인급 감독들의 대상으로 선정하는 뉴커런츠상뿐이었다.
영화제의 이 같은 목표에 부합하듯, 첫해부터 루마니아, 이스라엘 등 최근 세계 영화계에서 각광을 받은 감독 11명이 경쟁에 참가했다.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뉴커런츠가 아시아 신인 감독의 발굴을 목표로 했다면, 플래시 포워드상은 비아시아권 감독들을 조명하기 위한 자리"라며 "이는 영화제의 외연을 아시아에서 세계로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객과 밀착하는 영화제 지향 = 수많은 국제영화제를 둘러본 조니 토, 코스타 가브라스 등의 거장들조차 부산의 영화 열기에 깜짝 놀랐다. 특히 영화에 대한 젊은이들의 열정에 반했다는 반응이었다.
영화제 측은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보였다. '오픈토크', '관객과의 대화', '아주담담 토크' 등을 통해 관객과 감독ㆍ배우들의 만남을 주선하며 눈길을 끌었다.
브라이언 싱어, 기무라 다쿠야, 조시 하트넷 등의 해외 인사와 박찬욱, 허진호, 정우성, 하정우 이선균 등이 감독과 배우가 참여했다.
이처럼 활발하게 스타들이 관객과 호흡함으로써 관객과의 대화는 지난해에 비해 40여 건이 늘어난 210회가 열렸다. 오픈토크는 3회, 아주담담은 12회, 야외무대인사는 8회가 열렸다.
◇미숙한 진행은 빈축 =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주최 측의 미숙한 진행은 도마에 올랐다.
지난 12일 밤 야외상영장인 수영만요트경기장에서 노점상들이 확성기를 동원해 '각설이 타령' 등 노래를 크게 틀어 영화상영을 방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또 유명 배우와 관객과의 대화 행사에 대한 언론의 취재가 수차례 봉쇄되면서 이와 관련한 잡음이 일었고, PIFF 조직위 측이 ID카드 발급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영화제 첫날부터 부산을 찾은 내외신 기자들에게 상당한 불편을 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