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회계.세무부문 선진화 방안은 공인회계사, 세무사, 관세사의 인원을 현재보다 늘리고 영업장벽도 낮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전문자격사 시장 선진화를 위한 공청회'에서 정부 용역을 토대로 이같은 내용의 공인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진입규제를 낮춰 선발인원을 늘릴 것을 제시했다.
KDI는 "배타적 업무영역이 넓게 설정돼 있을 경우 인원공급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며 "하지만 정부는 선발인원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 자격사 1인당 인구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들보다 월등하게 높다"고 지적했다.
영업규제도 완화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법인이 아니면 개인 자격사의 분사무소 설치가 제한돼 있지만 모든 사무소에 자격사를 두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동업형태에 대한 영업규제 역시 선진국이 점차 없애는 추세를 반영해 사전적 제약보다는 감독기관의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하자는 입장을 제시했다.
동일자격사 간 동업 규정과 관련해 네거티브 시스템(금지 분야만 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허용)으로 전환하는 한편 일반 유한회사보다 까다로운 법인 구성원 제한과 최소자본금 규정은 폐지하는 방안을 내놨다.
다만 회계법인이 특정 회사에 감사업무를 제공할 경우 회계기록 및 재무제표 작성 등 비감사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한 제한은 상장회사에만 적용하도록 완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KDI는 정부가 자격사에 대한 징계권을 갖고 있음에도 실제 감독을 수행할 인원과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를 현실에 맞게 확충하고 징계사실에 대한 정보도 공개할 것을 제시했다.
이호형 금융위원회 공정시장 과장은 "회계사 인원 확대는 다른 지표도 고려해 관계부처와 숙의하고 그 폭을 결정하겠다"면서 "회계의 품질 관리를 위해 가급적 회계법인을 통해 분사무소가 설치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자격사에 분사무소 설치를 허용한다면 손해배상 공동기금을 개인 회계사도 적립하도록 하고 주기적으로 감사보고서 내부통제시스템 마련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종 자격사간 동업은 국민 이익 차원에서 찬성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심태섭 단국대 회계학과 교수는 "회계사와 세무사를 많이 뽑으면 좋다는 건은 단순한 생각"이라면서 "다만 회계사나 세무사가 기업에도 많이 취직하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선발 인원 증원도 검토할 수 있으며, 회계법인의 감사 및 비감사 서비스 제공은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일 한국공인회계사회 기획이사는 "정부의 전문자격사 시장 선진화는 양적인 측면만 강조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몇 명 추가 선발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선발된 인원을 제대로 양성하는 게 필요하며 이종 자격사간의 동업은 국민 서비스 증대 차원에서 찬성한다"고 말했다.
송춘달 한국세무사회 세무연수원장은 "세무사회를 임의단체로 규정할 경우 무자격자가 난립해 국가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세무사가 공무원의 직접 감독을 받으면 납세자 권익 보호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중근 한국관세사회 선임연구위원은 "이종 자격사간 동업은 전문적 독립성을 침해할 소지가 많고 중소 자격사의 설 자리가 없어질 여지가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