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윤준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은 18일 역외탈세 추적 전담센터 설치와 관련,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등 역외금융센터들이 비밀주의를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져 역외탈세에 대한 세정역량을 결집해 성과를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관리관은 효성그룹 일가의 미국 부동산 거래 의혹에 대해서는 "특정 건에 대해 언제 처리할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검찰이 조사하는 사안"이라며 국세청의 별도 조사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다음은 박 관리관과의 일문일답.
--기존에도 역외탈세를 막기 위한 시스템이 있는데 실효성이 떨어졌나.
▲국제거래를 이용한 탈세차단을 올해 4대 중점과제 중 하나로 추진하는데 이 자체가 기존의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판단에서 출발한 것이다. 또 하나는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룩셈부르크 등 금융비밀주의를 철저히 수호해온 역외금융센터들이 자국의 비밀주의를 포기하기 시작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상황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이 분야에 세정역량을 결집하면 성과가 나올 것이 뚜렷해졌다.
--우리 과세당국이 해외 과세당국의 협조를 얻어서 그쪽 계좌를 추적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가.
▲우리는 현재 74개국과 조세약정이 체결돼 있으며 스위스를 빼고는 과세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대부분의 택스헤븐(Tax Heaven.조세피난처)은 조세계약이나 정보약정을 체결한 적은 없다. 그러나 최근 조세피난처들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라 과세정보를 공유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도 우리 기업이나 개인이 많이 투자하고 있는 그런 조세피난처에 우선 순위를 두고 정보교환약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격적 조세회피 사례를 추적한다는데 충족 요건은 어떻게 되나.
▲개념적으로 몇 가지 요소를 충족해야 한다. 그런 계획을 개발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고 이를 고액재산가나 부자에게 프로모션하는 금융기관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고액자산가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개발자와 프로모터가 많이 형성돼 있지는 않다. 홍콩이나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 고객을 위해 활동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
--효성 일가의 미국 부동산 구입 의혹도 조사하나.
▲국세청의 기본 입장은 언론이든 제보 등 어떤 경로를 통해 탈루행위가 제기되면 조세부과 제척기간, 신빙성, 개연성 등을 판단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처리한다는 것이다. 지금 특정 건이 어느 조직에서 언제 처리될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또 현재 구체적인 정보를 알고 있지도 않다. 검찰이 조사하는 사항인데 그런 경우는 잘 조사하지 않는다.
--역외탈루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탈루 규모를 추정한 자료는 많지 않다. OECD 자료를 보면 역외 소재한 자산 규모를 2조~11조5천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또 미국의 의회 보고서는 미국의 역외계좌를 통한 세액 탈루액을 1천억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근거를 갖고 추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를 알기는 어렵다.